원구성 협상 '결렬'…與 법사위원장 가시화, 통합당 '발끈'

개원 이후 지루한 '줄다리기', 합의 없이 끝나
박병석 "어떤 경우 있어도 12일 본회의 진행"
巨與, '발목잡기 되풀이 않겠다, 국정운영 가속도'
野, '황교안 체제' 극한투쟁 피로…국회 오래 못 비울 듯
  • 등록 2020-06-12 오전 5:45:00

    수정 2020-06-12 오전 9:12:59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와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왼쪽)가 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21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 협상을 위한 국회의장 주재 원내대표 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박병석 국회의장.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결국 원구성 협상이 결렬됐다. 여당 단독 본회의는 기정사실화 됐다. 논란의 핵심인 법제사법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품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격양된 야당은 국회 파행을 경고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오후 연이어 회동을 가졌지만 평행선만 그렸다. 이날 오후 회동은 국회 인근 모처에서 비공개로 진행할 정도로 양측 모두 의지는 표명했으나 그뿐이었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원장 선(先) 선출 가능성에 대해서) 모든 건 다 열려 있다”며 압박했다.

이날 오전 원내대표 회동은 박병석 국회의장까지 가세해 야당을 밀어붙였다. 박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어떤 경우가 있어도 내일(12일) 본회의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면서 “최대한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양보안을 제출해달라. 비상한 시기에는 비상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물러서지 않았다. 특히 국회 관례에 따라 먼저 상임위원(장) 배정을 마무리하지 않았다는 부분을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을 뽑으려면 위원 배정을 (먼저) 해야 한다”며 “(통합당이) 어느 상임위를 맡을지 알아야 배정을 한다. 현 상태에서는 협력하려 해도 명단을 낼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개원은 룰(규칙)을 정하는 것이다”며 “합의해서 (원구성을) 하라는 게 국회 룰이다. 외국은 6개월이 더 걸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발언 기회를 가진 김태년 원내대표는 통합당을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내일 예정된 본회의 전까지 상임위원 명단을 못 낸다고 하는 건 여전히 시간을 끌려는 것 아닌가 짐작된다”면서 “결과가 뻔히 예측됨에도 불구하고 고집을 피우는 것이다”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이후 양측은 상임위 배정을 둘러싸고 실랑이를 이어갔다.

지난달 30일 출범한 21대 국회가 2주 가까이 되도록 원구성을 이루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법사위원장 자리 때문이다. 앞서 사실상 상원역할을 하는 법사위는 20대 첫 법사위원장을 제외하고 16대부터 야당이 맡아왔다. 이는 체계자구심사를 전용해 여당을 견제하는 역할로 이용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21대 총선 결과 여당이 180석(현재 176석)이라는 절대 의석을 거머쥐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0대 국회에서 ‘법사위 때문에 발목잡기를 당했다’고 생각한 여당이, 국정운영의 가속도를 위해 법사위원장 자리를 양보할 수 없다는 자세를 취한 것.

소수 야당이 된 주호영 원내대표는 ‘상임위원 정수 조정 특위’로 시간을 지연하고, 법사위에서 법제위를 분리해 여야가 번갈아가며 위원장을 맡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여당은 거부했다.

12일 본회의는 박병석 국회의장과 민주당 모두 강한 의지를 보여 별 탈 없이 열릴 예정이다. 여당 몫으로 법사위원장이 선출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만약 이날 본회의에서 여당 법사위원장이 선출된다면 야당은 투쟁에 들어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주 원내대표 역시 이날 당 회의에서 “내일 이후 국회 상황이 파행에 이를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밝혔다.

하지만 ‘황교안 체제’ 당시 극한 투쟁의 피로도가 아직도 남아 있는 상태에서 통합당이 택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는 게 문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여당 법사위원장이 선출되면 국회 파행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민주당도 일시적인 정국경색은 이미 계산했을 것이다. 통합당 역시 오래 국회를 비우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가려지지 않는 미모
  • "내가 몸짱"
  • 내가 구해줄게
  • 한국 3대 도둑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