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스마트폰 핵심소재…희소금속 찾아 어디든 가는 中·日, 발빼는 韓

한·중·일 자원 삼국지
자원부국 中, 외교분쟁 때 무기화
日, 정부 주도 자원확보 전략 수립
韓 자원개발 투자, 中·日 10분의1
  • 등록 2018-01-18 오전 6:00:00

    수정 2018-01-18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2010년 9월 일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부근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일본은 해당 중국 어선의 선장을 구속했고 이는 양국간 외교분쟁으로 확산됐다. 이때 중국이 꺼내든 무기는 다름 아닌 희토류 등 자원이었다. 중국은 희토류의 대일((對日) 수출을 전면 중단했고 일본은 단 하루 만에 선장을 석방해야만 했다. 이는 희소금속을 포함한 자원 확보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단골사례가 됐다.

각국의 자원확보를 위한 발걸음은 이미 속도를 붙였다. 앞서 자원전쟁의 사례로 거론됐던 인근 국가 중국과 일본의 약진은 특히 우리가 주목할 대목이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자국 내 매장된 희소금속을 보유하고 있는 손꼽히는 자원 부국임에도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 해외자원개발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우리와 비슷한 자원빈국인 일본의 경우 수년전부터 종합상사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해외자원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자급을 넘어 재수출에까지 나선 상황이다.

민관(民官) 협력…中·日, 자원 쓸어 모은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2014년 해외자원개발 투자규모는 중국이 712억1000만달러, 일본이 934억8492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기간 우리나라의 투자규모는 67억9300만달러로 집계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이 10.5배, 일본이 13.7배 많다. 중국과 일본은 이같은 투자규모를 현재까지 지속 확장 또는 유지해오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되레 뒷걸음칠치는 모양새다.

당장 알려진 전세계 주요 해외광산 개발 참여 현황만 살펴도 이같은 흐름은 명확하게 감지된다. 최근 중국기업 티앤치는 세계 최대 리튬 광산업체인 호주 탈리슨의 지분 51%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간펑리튬은 내년 생산을 시작하는 아르헨티나 리튬 광산 프로젝트의 지분 19.9%를 1억2500달러에 매입했다. 해당 업체는 호주 마리온 리튬 광산 개발 프로젝트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중국 티베트서밋자원그룹과 투자회사 넥스트뷰캐피털은 공동으로 캐나다 리튬 생산업체 리튬X를 2억6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차이나 몰리브뎀은 연간 1만6000만t의 코발트를 생산하는 콩고의 텐케 풍구르메 광산에 26억5000달러를 투자했다. 저장화유코발트와 자회사 콩고둥팡광업 역시 콩고 코발트 광산의 지분을 대거 사들이는가 하면 파푸아뉴기니 라뮤니코(RAMU NICO) 광산에 투자해 니켈 중간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다.

김경훈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중국은 1990년대부터 자원민족주의적 관점에 입각해 희소금속의 개발과 생산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왔다”며 “최근 전세계적으로 희소금속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자국 수요를 우선하고 자원세 부과, 중소업체 통폐합 등을 통해 전략적으로 공급을 통제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 중”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이같이 정부차원에서의 해외자원개발이 활발하다면, 일본의 경우 종합상사를 중심으로 한 민간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일본은 2009년부터 ‘희소금속 확보를 위한 4대 전략’을 수립하고 미쓰비시, 스미토모, 이토추 등 종합상사를 중심으로 해외광산개발에 나섰으며, 정부는 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를 설립해 자원개발 지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도요타상사는 호주 광산기업 오로코브레와 특수목적회사(SPC)를 공동설립해 리튬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토추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니켈 광산 개발사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정치적 부담에 발빼는 우리 기업

반면 우리나라의 상황은 이와 정반대다.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화해가는 동안 주요 사업들은 철수를 반복했다. 대표적으로 포스코대우는 이른바 자원외교 비리 논란에 따라 2016년 1560억원의 손실에도 불구하고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에서 손을 뗐다. 2009년에는 포스코, LG상사 등은 볼리비아에 리튬 개발에 나섰지만 정부가 바뀐 이후인 2013년 중국에 사업을 뺏겼고, 2010년에는 LG상사, GS칼텍스의 아르헨티나 리튬 개발사업 역시 성과를 내지 못하고 2016년 철수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금속 소비국자지만 전체 천연광석의 99.6%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희소금속 중 티타늄, 텅스텐, 인듐, 카드뮴 등 일부 광종을 제외한 나머지 금속의 자급률은 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 종합상사 관계자는 “자원개발의 경우 중국과 같이 국가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하거나 일본과 같이 정부 기관이 ‘리스크머니’를 지원해주지 않는 한 일개 기업들이 접근하기에는 리스크 크기가 너무 크다”며 “기존에 있던 해외자원개발 융자 규모마저 줄이는 최근과 같은 분위기에서 기업이 마음놓고 해외자원개발에 나서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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