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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조양호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과 불법 행위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대한항공 노동조합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물벼락 갑질’ 조현민(35) 대한항공 전 전무에 대한 사퇴를 요구한 것 외에는 노조의 대응이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노조를 탈퇴하는 조합원마저 나타나고 있다.
3개 노조 1만2000여명 소속…제보방에 탈퇴 권유 글 잇따라
현재 대한항공에는 조종사들로 이뤄진 조종사노조와 조종사 새노조, 조종사를 제외한 객실·정비 업무 등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가입하는 일반노조 등 3개의 노조가 존재한다. 3개 노조의 소속 인원은 약 1만2000명이다.
조현민, 조현아 자매의 땅콩회항과 물벼락 외에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등 총수 일가의 갑질이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지난 18일 노조원으로 추정되는 한 직원이 한진그룹 총수 일가 갑질과 불법행위를 제보하기 위해 카카오톡 오픈방에 ‘대한항공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을 개설하면서부터다. 불과 개설 일주일 만에 제보방에는 1500명이 넘는 전·현직 직원들이 가입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근들어 제보방에는 노조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내는 글들이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다. 대상은 일반 노조로 가입 탈퇴를 권유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 직원은 제보방에 “일반노조는 진정성이 없다. 사측이 노조원들을 와해하고 무력화시켰다”“며 ”사측 입장을 대변하는 노조세력으로 (진정성 있는 노조원들을) 대체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직원은 “노조를 탈퇴하고 제2노조를 결성하자”며 “조회장 일가를 퇴출하고 대한항공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야한다”고 했다.
조종사 새노조 “조합원들의 뜻” 대규모 항의 집회 불참
노조 측은 최선을 다해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일반노조 관계자는 “지금 우리도 할 만큼 하고 있다”며 “무작정 회사를 찾아가 점거하고 유리창을 깰 수 없는 노릇 아니냐”고 말했다.
노조 탈퇴 방법이 까다로워졌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탈퇴는 직접 방문이 원칙”이라며 “노조원들의 편의를 봐줬더니 당사자 대신 탈퇴를 신청하는 경우가 있어 원칙대로 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7일 집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