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먹을 거 없나.."해외법인·국내법인 명암 뚜렷"

내부유보액 방향성 엇갈려..해외투자, 外人국내투자보다 우위
해외은행 국내지점 축소와도 연관.."내수부진·투자여건 악화"
  • 등록 2013-11-27 오전 8:06:58

    수정 2013-11-27 오전 8:06:58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국내기업들은 해외현지법인을 설립해 상당한 이익을 내고 있지만, 국내로 들어온 해외기업 국내 법인들의 이익은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해외은행들이 국내 지점을 축소하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국내 내수부진이 장기화되고 투자여건이 개선되지 않은 만큼 더 이상 국내시장에선 먹을거리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내부유보액, 해외법인↑ 국내법인↓

<자료: 한국은행>
26일 한국은행이 새로운 국제통계(BPM6)를 기준으로 발표한 경상수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기업이 해외현지법인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 중 배당을 하고 남은 내부유보액이 80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새 통계에선 이러한 내부유보액을 해외현지법인의 추가 투자여력으로 보고 ‘재투자수익 수입액’으로 계상한다.

해외현지법인의 내부유보액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과 2009년 각각 4000만달러, 1억 900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2010년 52억 8000만달러, 2011년 88억달러로 급증했다. 해외현지법인의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던 부분이 반영된 결과다. 물론 주주들에게 배당을 적게할 경우에도 내부유보액이 증가할 수 있지만, 이 정도로 급증한 것은 영업이익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란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해외직접투자 재투자수입은 해외에 공장을 설립해 해외현지생산을 통해 얻은 이익이 대부분”이라며 “현대자동차 등의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재투자수입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해외기업이 국내현지법인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 중 배당을 하고 남은 내부유보액은 2010년을 기점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해외기업 국내법인의 내부유보액은 ‘재투자수익 지급액’으로 잡힌다. 해외기업 국내법인의 내부유보액은 2010년엔 81억1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2011년 73억5000만달러로 감소하더니 지난해는 54억9000만달러로 줄었다.

이러한 현상은 수익성 감소 등을 이유로 씨티은행이나 SC제일은행 등이 국내지점을 점차 축소키로 한 것과도 연관된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은행이 국내지점을 축소했는데 이런 영향이 반영된 것”이라며 “올해에도 이런 경향이 지속되는 만큼 재투자수익 지급액이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투자 증가 vs 외국인 국내투자 주춤

<자료: 한국은행>
해외현지법인의 내부유보액이 점차 늘어나고, 해외기업 국내법인의 내부유보액은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질 경우 경상수지 내 재투자수익 수지(수입-지급) 흑자폭은 커져 경상수지는 흑자기조가 더욱 공고해진다. 재투자수익 수지는 2011년(14억 5000만달러 흑자)을 분기점으로 흑자로 돌아선 후 지난해 25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알맹이 없는 흑자라는 지적이 많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국내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꾸준히 늘어나는 반면,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지지부진한 현상과 관련 있기 때문이다.

해외직접투자 잔액은 2010년부터 외국인직접투자 잔액을 넘어서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해외직접투자 잔액(1964억 1000만달러)이 외국인직접투자 잔액(1472억 3000만달러)을 500억달러가량 앞질렀다. 그만큼 국내기업은 물론, 해외기업조차 국내에선 먹을거리가 없어 밖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000년대 초반 카드사태 직전 반짝 소비가 늘어난 이후 내수부진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며 “내수부진에다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 투자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외국기업들이 국내에 들어오길 꺼려하고 국내기업도 해외로만 눈을 돌리려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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