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고문 열페]"악덕 고용주요?…알바가 갑입니다"

미용업계 "기술 갖추고 있어도 고객 응대 등 재교육 필요"
패션업계 "연 1만1000여명 신규 유입..일자리 부족 영향 커"
편의점주 "경영 어려워 알바도 부담..법위반하면 바로 고발"
  • 등록 2016-03-08 오전 6:30:00

    수정 2016-03-08 오전 6:30:00

[이데일리 이승현 원다연 유태환 기자] 송영우 대한미용사회 뷰티산업연구소 소장은 미용업계 경력이 35년이다. 송 소장이 처음 미용업계에 발을 디뎠을 때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으며 도제식 교육을 받았다고 했다.

“미용은 일정 기간의 숙련기간을 필요로 해요. 교육기관에서 좋은 교육을 받았어도 현장에선 고객을 대하는 태도 등을 경영주들이 재교육을 해야 하지요.” 미용업계에서 ‘사장님’ 대신 ‘선생님’이란 표현이 일반적으로 쓰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송 소장은 미용업계가 지금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10만개 가까운 미용실 중 상당수가 인력부족에 허덕이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업주들은 미용실에서 근무하는 스텝을 ‘금텝’이라고 불러요. 그만큼 사람을 구하기 힘들다는 얘기에요. 채용 면접을 볼때도 인터뷰를 당하는 느낌이라는 분들도 많아요.” 최근 들어 미용업체들이 고용노동부가 시행 중인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면서 열정페이 관행이 대부분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송 소장은 일부 헤어디자이너들의 잘못된 행태가 열정페이 관행을 조장한 측면도 있다고 했다. “업주가 숙련될 때까지 시간과 기회를 제공했는데 경력을 쌓으면 다른 곳으로 너무 쉽게 자리를 옮겨요. 그러다 보니 업주도 언제 떠날 지 모를 직원에게 좋은 대우를 해줘야 하나 고민이 될 수 밖에 없어요.”

패션업계에선 심각한 인력 불균형이 열정페이의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익명을 요구한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매년 4년제와 2년제 패션관련 학과 전공자와 디자인학원 졸업자 등이 1만1000여명씩 배출되지만 업계에선 이만큼의 인력을 고용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수요는 적은데 공급이 넘쳐나다보니 ‘월급은 없어도 좋다. 배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매달리는 인력들이 워낙 많아 업체들이 굳이 인건비를 제대로 지급하고 직원을 채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최근들어 유학파 출신들의 유입이 늘어나면서 국내에서 교육받은 인력들이 설 자리가 더 줄었다고 한다.

“관습적인 문제도 있어요. 패션업계가 원래 고용-피고용인 개념보다는 스승-제자 개념이 강합니다. 디자이너 입장에서 ‘내가 너를 채용한다’가 아니라 ‘가르친다’는 기분으로 함께 일을 합니다. 그 디자이너 밑에서 배워 독립한 사람을 계속 제자로 여기고요.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급여나 근무조건 등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겁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요즘은 알바가 요즘은 갑”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관련 규정과 법규를 꿰고 있다가 문제가 있으면 바로 고용노동청에 진정하는 알바들도 흔히 볼 수 있다고 했다. 김씨는 편의점업계에서 열정페이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로 편의점 업계의 수익성 악화를 들었다. 편의점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져 수익은 줄어드는데 임대료와 인건비는 계속 올라 적지 않은 편의점들이 존폐 위기에 몰려 있다는 것이다.

“편의점이 사상 최대 호황 맞았다고 하지만 그건 거품이 심합니다. 담뱃값이 올라서 외형만 커졌지 점주들한테 남는 건 없어요. 담배 마진이 0.7% 밖에 안되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자 아예 알바 채용을 기피하는 곳들도 늘었다고 한다,

“최저시급(6030원)에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시간당 7000원 수준입니다. 이 때문에 요즘은 편의점주들이 청년 알바를 잘 안 쓰려고 해요. 인건비 절감을 위해 직접 하거나 나이드신 분들을 쓰는 경우가 늘었어요.”

시니어 인턴(60세 이상)의 경우 정부에서 6개월간 인건비 50%를 지원해주는 데다 손이 느리기는 하지만 출퇴근 등에 있어 청년알바보다 성실해 굳이 청년 알바를 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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