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절할 때까지 목 졸라!”…‘극단 선택’ 고1, 폰엔 학폭 괴롭힘 영상

  • 등록 2021-07-06 오전 7:50:30

    수정 2021-07-06 오전 7:50:30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지난달 29일 광주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 고등학생이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숨진 최 모(17)군의 휴대전화에는 동급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듯한 영상이 저장돼 있었다. 또 최군 친구 부모가 유가족에게 전달한 영상에도 한 무리의 학생들이 최군을 고의로 목을 졸라 기절시키고 이를 조롱하는 장면이 남겼다.

가해 학생들이 교실 안에서 최군의 목을 졸라 기절시키는 모습이 담긴 영상. (사진=MBN 뉴스 화면 캡처)
지난 5일 MBN은 학교 폭력 정황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최군 친구 부모는 최군의 발인 전날, 장례식장을 찾아 유족에 학교 폭력 정황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1년 촬영된 영상에는 가해 학생 A군이 교실 안에서 최군의 목을 강하게 조르는 모습이 담겼다.

최군은 숨이 막혀 얼굴이 빨개졌고, 이내 동공이 풀리면서 바닥에 몸이 축 늘어졌다. 그러나 A군 등 가해 학생들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기절하면 말해 줘”라며 최군을 조롱했다.

결국 최군이 정신을 잃자, A군은 치아를 드러내며 환한 표정을 짓고, 다른 가해 학생들도 “뭘 조작한 척이야”라며 웃었다.

뿐만 아니라 최군의 휴대전화에도 다른 폭행 피해 영상이 저장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군 어머니는 MBN에 “사망 전날 아이가 뺨을 맞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영상 속 가해 학생(A군)이 ‘(최군은) 맷집이 좋으니까 때려봐라’ 라며 (다른 아이들에게) 시켰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최군이 사망 전 날 남긴 유서엔 학폭 피해를 당한 자신을 도와준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내용이 있었다. (사진=MBN 뉴스 화면 캡처)
또 보도에 따르면 최군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날 태블릿PC에 남긴 유서엔 학교 폭력을 당한 자신을 도와준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내용이 있었다.

최군은 유서에서 학교 폭력을 당해 서러웠는데 친구들 덕분에 다닐 수 있었다며, 친구들 한 명 한 명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최군은 “학교에서 맞고 다니던 거 너무 부끄럽고 서러웠는데 너희 덕분에 웃으면서 다닐 수 있었다”며 “너무너무 고마워”라고 적었다.

유가족은 최군 사망 전날을 포함해 지속적으로 폭행이 이뤄진 정황을 확보하고 수사를 의뢰했다. 학교 측은 학교 폭력이 없었고, 모범생인 최군의 극단적 선택이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경찰은 오는 7일 해당 학교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 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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