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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가 늘고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커지면서 주택임대사업자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예전에는 임대소득 노출을 꺼리던 집주인들이 취득세·재산세·종합소득세 등을 감면받을 수 있는 지를 꼼꼼히 따져 자발적으로 임대주택사업자 등록을 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똑똑한 세입자’들이 늘어나면서 같은 물건이라도 전입신고가 가능한 주택임대사업자 소유 물건을 더 선호하는 경향도 이런 흐름을 부추겼다. 저금리 기조에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어서 주택임대사업자 수도 꾸준하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6년 만에 10배 이상 늘어…마곡지구 개발로 강서 일대 급증
<이데일리>가 전국 지자체의 주택임대사업자 등록 건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임대사업자 등록 신청자는 4만 9123명으로 불과 6년 사이 10배 가까이 늘었다. 2010년만 해도 전국에서 주택임대사업자 등록 신청자가 5049명에 불과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증가세다.
서울도 주택임대사업 등록자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10년만 하더라도 신규 등록자가 913명에 불과했으나 2011년 3005명, 2012년 7954명, 2013명 9033명, 2014명 9719명, 2015년 1만 2972명, 2016년 1만 5116명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강남구가 1831명으로 가장 많고 송파구가 1793명로 2위를 차지했다. 2010년만해도 49명에 불과했던 강서구는 2015년부터 1165명, 지난해 1326명으로 급증해 그 뒤를 이었다.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 입주 물량이 늘면서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자도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마곡지구가 포함된 강서구는 2014년 전만 해도 연간 수백실에 불과했던 오피스텔 입주 물량이 2015년 3100여실, 지난해 7200여실로 크게 늘었다.
다만 주택임대사업자를 등록하기에 앞서 자신이 보유한 주택 가구 수, 향후 매도 계획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한 후 전용 60㎡ 이하의 주택 한 채 이상을 분양받아 5년간 임대하면 취득세가 100% 면제된다. 그러나 분양을 받지 않고 기존 주택을 매매한 경우라면 취득세 감면 및 면제 혜택도 없다. 재산세는 전용 85㎡ 이하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할 경우 감면받을 수 있다. 또 5년 이내에 매도 계획이 있으면, 매도 대상자가 같은 주택임대사업자로 임대사업을 이어나간다는 조건에서만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꼭 고려해야 한다.
임채우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이전처럼 집값 급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시세 차익뿐만 아니라 안정된 월세소득을 추구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며 “중장기적으로 임대사업을 하거나 취득세가 높은 오피스텔을 분양받았다면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