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부는 욜로바람]①공연ㆍ맛집ㆍ요가…즐기면서 돈도 버는 '욜로 재테크' 쏠쏠

  • 등록 2017-08-14 오전 6:00:00

    수정 2017-08-14 오전 6:00:00

지난해 초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건강보험 개혁안인 ‘오바마 케어’를 홍보하면서 “YOLO, man”이라며 마무리하는 동영상이 큰 인기를 얻었다. ‘You Only Live Once’. 욜로(YOLO)’는 인생은 단 한 번뿐이니 후회 없이 즐기며 사랑하고 배우자는 뜻이 담긴 신조어다. 그렇다고 욜로족이 미래를 대비하지 않고 현재의 삶에만 집착하며 흥청망청 살자는 세대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영국 텔레그래프지가 최근 “욜로 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돈의 가치에 대해 무지한 게 아니다. 금리가 바닥이고 주택 역시 투자 가치가 사라지고 있는 시대에 가장 현실적으로 사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듯 나름 현재의 변화된 환경에 대응하는 삶의 양태라고도 볼 수 있다.

국내 금융권에도 이 같은 욜로의 바람이 불고 있다. 욜로의 흐름에 대응해 다양한 금융상품을 내놓는 등 욜로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알뜰 욜로족도 늘고 있다. 특히 고령화와 1인가구의증가에 따른 ‘1코노미 세대’의 급증과 맞물려 욜로의 바람은 전 세대를 아울러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금융권의 욜로 바람을 조명해본다. [편집자]

[이데일리 권소현 문승관 전상희 기자] IT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남동석(33세)씨는 명품부터 신생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꿰고 있는 패션 마니아다. 그는 최근 원단가공 기업 서현에프에 350만원을 투자했다. 평소에도 눈여겨봤는데 마침 P2P금융사 8퍼센트에서 이 회사 투자자를 모집한다기에 단번에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수익률 10.4%. 여기에 이 회사의 리워드 맞춤 셔츠도 얻었다.

욜로의 바람이 금융권에 확산되면서 욜로족들을 겨냥한 맞춤형 금융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문화상품이나 음식점 등에 투자하는 크라우드 펀딩까지 욜로 시대 1인 가구가 여는 틈새 금융시장이 활짝 열리고 있다.

서막 오른 ‘1코노미’ 금융대전

지난해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27.2%인 520만 가구. 2045년엔 전체 가구의 36.3%를 차지할 전망이다. 금융권이 이들 ‘1코노미’ 고객 공략을 위한 마케팅 경쟁에 불이 붙은 이유다.

KB금융그룹은 1인 가구를 겨냥해 ‘KB 1코노미 청춘 패키지’를 선보였다. 이 상품은 고객의 소비, 건강, 저축, 투자 등과 관련해 6가지 상품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중 1인 가구 수혜업종에 투자하는 주가연계증권(ELS)과 펀드상품은 출시 10영업일 만에 40억원 이상 끌어모았다. 이 패키지에 있는 ‘KB 1코노미 오피스텔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하면 단독 세대 주주일 때 0.1%포인트 우대 이율을 적용한다.

우리은행이 나홀로족을 타깃으로 선보인 ‘올포미 적금’도 출시 10개월 만에 30만계좌, 예금액 6500억원을 돌파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은행은 싱글족이 주로 사용하는 7대 업종(편의점, 홈쇼핑, 온라인 쇼핑, 할인점, 병·의원, 이동통신, 대중교통)에 대해 특별 할인율을 적용하는 ‘올포미카드’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본인에게 선물하는 기쁨을 경험할 수 있도록 재미와 배려를 곁들인 ‘셀프 기프팅 적금’과 체중관리·금연·쇼핑 등 자기계발과 힐링 관련 영수증을 제시하면 우대금리를 받는 ‘시크릿 적금’을 판매 중이다.신한은행은 1인 가구를 겨냥해 은행권 최초로 편의점에 ‘디지털 키오스크(무인점포)’를 설치해 호응을 얻고 있다. DGB대구은행도 1인 가구에 특화한 고금리 상품 ‘마이(My) 적금’을 신규로 내놓고 싱글족 선점에 나섰다. 이 은행 관계자는 “기성세대보다 취미나 여가생활 등 자신이 원하는 가치에 과감히 지갑을 여는 싱글족들의 재테크 상품으로 출시했다”며 “맛집, 여행 등과 관련된 투자상품이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꿩 먹고 알 먹고’…취미에 투자한다

자아실현에 관심이 높은 젊은 싱글족을 위해 자기계발 목표 달성에 대한 동기 부여를 돕는 금융상품도 인기다. 신한은행의 ‘헬스플러스 적금’은 하루 10만보 이상 걷고 아침·점심·저녁 식단을 10일 이상 기록, 수면패턴을 10일 이상 기록하는 등 건강관리 목표를 달성하면 우대 이자율을 제공한다. 삼성카드도 1인 가구가 편의점을 많이 이용하고 배달 음식을 먹는 것에 착안해 편의점 음식이나 배달 음식을 결제할 때 할인을 해주는 ‘CU·배달의 민족 taptap’ 카드를 출시했다.

P2P(개인간)금융사에선 맞춤형 투자상품을 내놓고 있다. 뮤지컬은 물론이고 음식점이나 바(Bar), 수제맥주 제조업체, 의료기관 등에 투자하면 수익금도 얻고 해당 업체를 이용할 수 있는 리워드도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투자를 할 수 있다. 8퍼센트가 내놓은 이태원 ‘심야식당’ 대출상품은 투자자에게 심야식당의 ‘스위스 감자전’과 ‘이태원탕’ 메뉴 이용권을 제공해 반나절 만에 마감되기도 했다.

8퍼센트 관계자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새로운 문화에 관심이 많은 수도권 2040세대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비스를 개시한 케이뱅크의가가입자 24만명의 이용행태를 분석한 결과, 이용자 5명 중 2명은 기존의 은행 영업시간이 아닌 오후 6시~오전 9시에 케이뱅크를 통해 예금에 가입하고 대출을 받아갔다.이 같은 ‘밤의 금융’은 앞으로 더 보편화할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은행 2호인 카카오뱅크가 문을 열면서 24시간 수수료 없이 이체 등 금융거래를 할 수 있고 오전 6시부터 밤 11시까지 마이너스 통장과 비상금대출, 신용대출을 신청해 5분 내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완벽한 욜로삶’ 그 방점은 ‘미래 준비’

신한카드의 신한트렌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빅데이터 분석 결과 영화관에서 영화 표를 1장만 구입하는 비중은 2011년 19.1%에서 2015년 24.4%로 5.3%포인트 늘었다. 요식업종에서 결제했을 때 나 홀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에는 3.3%에 불과했지만 2015년에는 7.3%로 배 이상 증가했다. 남궁설 신한트렌드연구소장은 “저성장과 불황이 이어지면서 가성비는 일상 속에서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며 “앞으로 1인 가구 증가와 모바일 상거래 활성화로 나 홀로 소비와 국경 없는 소비는 더욱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욜로의 성공을 위해선 그만큼 미래에 대한 준비도 철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 연금가입을 추천한다. 김진웅 NH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투자의 복리 효과 때문에 연금 적립기간이 길어질수록 자산증대 효과가 배가된다”며 “실제 소득수준과 연령대가 비슷한 사람들이라도 자산관리 여부에 따라 미래의 자산 규모에 큰 차이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곽재혁 KB국민은행 스타자문단 전문위원은 “욜로 세대도 최소한의 노후 대비는 필수적”이라며 “펀드의 경우 장기간 보유하면 수익이 나는 시간 싸움인 만큼 젊은 층들이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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