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에 상당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음에도 시장은 이번 주(11월18~22일) 또다시 미·중 양국 움직임을 주시할 전망이다. 미 중앙은행이 지난달 금리 인하를 결정한 배경에도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11월 11~15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1.17% 상승한 2162.18로 거래를 마쳤다. 6주 연속 상승이다. 2120선에서 출발한 지수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에 소식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더니 낙관론이 재차 부상하면서 2160선을 돌파했다. 한 주 동안 기관이 7541억원 규모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외국인은 5855억원 규모 매도 우위였다.
주요 증권사가 제시한 이번 주 코스피 등락 범위(밴드)는 2140~2190(케이프투자증권) 2100~2180(한국투자증권) 2100~2150(하나금융투자) 등이다. 이번 주는 외국인이 코스피 지수 향방을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8월부터 10월까지 3조7000억원을 순매도, 지수 하락을 견인한 바 있다”며 “부진했던 외국인 수급은 바닥을 지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김대준 연구원은 “대외 변수에 따라 시장 흐름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종목 선택에도 이런 변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이익 모멘텀(동력)이 양호하고 외부 요인에 덜 민감한 종목 중심으로 한 주 동안 대응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협상이 종국적으로는 타결될 것이라는 쪽으로 시장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된다”면서도 “무역분쟁의 여파가 실물경제지표에 영향을 미치는 시차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은 위험자산 매수 심리를 상대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는 연내 정책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는 동시에 내년도 금리 인하 역시 경기가 추가로 악화하지 않는 이상 단행하기 어렵다는 인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김유미 연구원은 “민간 수요가 약한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금융시장에 필수적이었던 만큼 대외 불안과 함께 이어지는 연준의 부양적 기조 약화는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투자 심리에 부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2020년 실적으로 이동하고 있다. 윤영교 연구원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2019년 대비 2020년 실적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우세하나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종은 기대감이 약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