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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중 은행의 행장 및 내정자의 별명들이다. 이름에서 유래된 것도 있지만 대부분 출신이나 성격, 경영 스타일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핵심을 찌르는’ 별명이다. 행원부터 시작해 은행장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다양한 성공사례나 일화가 회자되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별명 하나쯤 갖고 있지 않으면 행장 될 자격이 없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차기 신한은행장에 내정된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은 신한은행 내에서는 ‘닌텐도’로 불린다. 위 사장의 성이 닌텐도의 콘솔게임기 위(Wii)와 같기 때문이다. 특히 닌텐도가 슈퍼마리오, 포켓몬 등 지적재산권(IP) 흥행을 통해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 만큼 신한금융그룹 내 위 사장의 위상과 비슷하다는 의미도 깔려 있다. 모바일 게임에 밀려 한때 내리막길을 걸었던 닌텐도는 캐릭터 기반의 증강현실(AR) 게임인 포켓몬Go가 작년 대박을 터트리고 직접 개발한 모바일 게임 ‘슈퍼마리오 런’도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내정된 조용병 신한은행장의 별명은 ‘엉클 조’다. 옆집 삼촌 같은 소탈한 이미지 때문이다. 행원과 격의 없이 어울리고 소주잔을 기울이며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는 스타일이다.
최근 연임에 성공한 함영주 KEB하나은행 행장은 본인 스스로를 ‘시골 촌놈’으로 부르면서 별명으로 굳어졌다. 깡촌인 충남 부여군 은산면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워낙 겸손한 탓에 행 내에 적이 없었다고 한다.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서번트 리더십’이 별명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의 별명은 ‘도진스키’다. 러시아식 이름이 흔히 ‘~스키’로 끝나는 점에 착안해 별명이다. 키 180cm의 건장한 체격에 화통한 성격, 선이 굵은 리더십을 갖추고 있어 러시아 혁명가를 연상케 한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