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여파’에도 선방한 영창·삼익… 中시장 사업영역 확대

사드 후폭풍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매출 규모 유지
절처한 현지화-해외 브랜드 전략으로 여파에도 굳건
오히려 하반기 음악교육시장으로 사업영역 확대 추진
  • 등록 2017-09-01 오전 6:00:00

    수정 2017-09-01 오전 7:32:44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악기업계가 중국정부의 거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압력에도 중국본토에서 선방하며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악기업계 ‘투톱’인 삼익악기(002450)와 영창뮤직은 해외 유명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거나 현지 대리점들과 굳건한 네트워킹을 구축, 최근 한국기업들의 무덤이 되고 있는 중국에서 사드 악재를 정면 돌파하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올 하반기부터 기존 악기 판매사업뿐만 아니라 음악 교육시장에도 진출하며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높여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최대 규모 악기 박람회에 있는 삼익악기 부스 전경. 삼익악기는 중국 사드 여파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환율을 적용한 올 상반기 중국 현지 매출은 전년 대비 5% 늘었다. (사진=삼익악기)
◇영창·삼익, 中시장서 ‘선방’… 현지화·명품 브랜드 전략 통해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창뮤직은 올 상반기 중국시장에서 14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64억원)보다 약 20억원이 감소했지만 사드 여파로 대다수 현지진출 한국기업들의 매출이 급감하는 와중이어서 선방한 실적으로 평가받는다. 판매 실적 악화보다 중국 위안화 가치가 1년 만에 다소 하락하는 등의 외부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단순 악기판매로만 따지면 영창뮤직의 디지털 피아노 판매는 오히려 전년 동기대비 7%가량 늘었다. 지난해에도 중국시장 매출은 318억원으로 전년대비 소폭(1%) 증가했다.

영창뮤직 관계자는 “지난해 말 위안화 환율이 170원대였던데 반해 올해 6월 기준으로는 166원까지 가치가 하락했다”며 “올 상반기 주력 품목인 어쿠스틱 피아노의 경우 위안화로 환산하면 오히려 소폭 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 다른 업체들과는 달리 중국에서의 사업에 있어 사드등으로 인한 피해도 없는 편이고 큰 변화도 생기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삼익악기는 중국시장에서 전년 동기대비 20억원 정도 감소한 27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역시 사드 영향보다도 위안화 가치 하락 등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중국시장 매출도 578억원으로 전년(577억원)보다 소폭 늘었다. 삼익악기 관계자는 “반기 기준으로는 20억원 정도는 유동적으로 증가 또는 감소하는 경우가 많아 올해 중국사업도 전체적으로는 큰 변동이 없다”며 “위안화 환율을 적용하게 되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오히려 5% 올랐다”고 말했다.

이같이 국내 악기업체들이 사드 여파가 큰 중국시장에서 비교적 선방하고 있는 것은 철저한 현지화와 해외 브랜드 전략 때문이다. 영창뮤직은 1993년부터 중국 톈진에 합작공장으로 진출한 이후 지금까지 현지 생산을 통해 현지화 전략을 굳혀왔다. 톈진공장에 근무하는 현지 근로자들도 1000여명에 달하고 대리점 관계도 강화하는 등 영창뮤직은 중국에서 친숙한 기업이미지가 형성돼 있다. 한국기업보다 중국기업이라는 인식이 현지 소비자들에게 더 각인돼 있다.

이에 비해로 삼익악기는 독일 브랜드 ‘자일러’를 전면에 내세우며 해외 브랜드로의 인지도를 더 쌓아왔다. 서양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는 중국인들의 수요를 읽었다. 2008년 인수한 160년 전통의 독일산 브랜드 자일러가 중국시장 공략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다. 자일러 선방으로 삼익악기는 중국 피아노 시장에서 점유율 3~4위권까지 올라왔다. 삼익악기 관계자는 “초고가의 독일 ‘스타인웨이’같은 브랜드는 현실상 쉽게 지갑을 열기 힘든 수준인데 반해 자일러는 준명품에 해당해 실제 구매까지 이어지는 효과가 있었다”며 “철저히 해외 브랜드로 인지도를 높여 중국시장에서 시장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영창뮤직과 삼익악기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700억원, 208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4%, 30% 증가했다. 사드 후폭풍이 지난해 7월부터 점차 구체화된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중국시장에서의 양사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피아노 교육사업까지 영역확대 꾀해… 하반기 본격 추진

사드 여파에도 선방한 국내 악기업체들은 올 하반기 중국에서 기본적인 악기 판매뿐만 아니라 음악교육시장에도 진출을 꾀하고 있다. 중국 전역에 500여개 이상 깔려있는 현지 대리점들을 활용해 악기 판매와 규격화된 음악교육 시스템을 패키지로 공급하려는 전략이다. 많은 한국기업이 사드 여파로 중국에서 사업을 축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악기업체들은 오히려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영창뮤직은 오는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 악기전시회에서 처음으로 디지털 피아노와 연계한 교육 콘텐츠 사업을 공개할 계획이다. 해외 음악교육 콘텐츠업체와 제휴를 맺고 오프라인 음악교육 교재를 만드는 동시에 디지털 악기에 연동할 수 있는 교재 소프트웨어(SW)를 함께 구축·공급하는 방식이다. 영창뮤직은 현재 디지털 악기와 연동할 수 있는 SW를 자체 개발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의 악기 대리점의 약 90%가 피아노 학원 등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기존 유통망에 교육 콘텐츠를 덧입혀 부가가치와 악기 문화를 확산하고자 하기 위한 취지”라며 “처음에는 어쿠스틱 피아노로 시작해 이후 점차 디지털 교육 품목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익악기도 하반기 중국에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피아노 교육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형국 삼익악기 대표이사는 “악기시장 규모가 가장 큰 중국에서 지난 10년간 네트워크를 잘 구축한 만큼 이것이 기반이 돼 향후 교육·문화사업에서도 매출 발생이 용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피아노 교육사업도 매출이 꽤 나올 것으로 전망돼 올해 중국 매출이 전년 대비 15% 성장할 것으로 내부적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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