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록의 미식로드] 쫄깃쫄깃 식감, 씹을수록 빠져드는 고소함

대구 달성, 경남 창년 대표 음식 '수구레국밥'
  • 등록 2019-12-13 오전 5:00:00

    수정 2019-12-13 오전 5:00:00

대구 달성 현풍 수구레국밥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요즘처럼 찬 바람이 불면 뜨끈한 국밥 한 그릇이 더 간절해진다. 투박한 옹기 그릇에 꼬들꼬들한 찬밥을 담아 밤새도록 끓인 뜨끈한 국물을 토렴해 담아내는 국밥. 깍두기 하나면 별다른 반찬 없이도 한 대접을 너끈히 비워낼 수 있는 게 바로 국밥이다.

이번 미식로드에서 소개하는 국밥은 대구 달성과 경남 창녕을 대표하는 ‘수구레국밥’이다. 수구레는 소의 가죽과 살코기 사이의 아교질을 말한다. 고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비계도 아닌 부위. 콜라젠이 많아 쫄깃하고, 씹을수록 고소한 게 별미다. 소 한 마리당 2㎏ 정도 나오는데 질기고 손질하기 힘들어 과거에는 버려지던 부위였다.

수구레는 원래 육소간(옛날 고깃집)에서 취급하던 물건이 아니었다. 소가죽을 다루던 곳에서 부산물로 생기는 것이었다. 고기가 귀하던 시절, 가난한 사람들이 영양 보충법으로 수구레를 음식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대구 달성 현풍 수구레국밥


끓이는 법부터 일반 국밥과 다르다. 일단 수거한 고기는 한 번 삶아서 잡물을 정리한다. 털과 다른 이물질이 같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다. 그렇게 삶은 고기를 가지고 본격 조리에 들어간다. 안줏거리는 무침으로, 거기에 끼지도 못하는 부위가 국거리가 됐다. 수구레국밥을 먹을 수 있는 곳도 대부분 도살장 부근이었다. 고기 가격이 싸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꾼들 음식으로 자리를 잡았고, 술국으로 나왔다. 대구 달성 현풍장과 경남 창녕의 장터 음식으로 자리 잡기 좋은 가성비를 가지고 있었던 셈이다.

현풍장에서 국밥은 곧 ‘소구레국밥’으로 통한다. 시장 한쪽 골목엔 수구레국밥 파는 식당이 모여 있다. 매달 5일과 10일, 오일장 서는 날이면 가장 붐비는 곳이 국밥 골목이다. 1980년대까지 우시장이 있던 현풍장에선 수구레를 비교적 쉽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었다. 수구레국밥은 장날 주머니 사정 가벼운 사람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든든한 한 끼였다. 교통 요충지인 경남 창녕도 수구레국밥이 유명하다. 창녕 장날이면 맛볼 수 있던 이곳 주민들의 대표 음식이 바로 수구레국밥이었다. 창녕에서는 수구레와 선지, 콩나물, 파 등을 푸짐하게 넣고 가마솥에 오랫동안 삶아 국물을 우려내는데, 최근에는 장날이 아니라도 창녕시장 인근의 국밥 전문점에서 맛볼 수 있다.

대구 달성 현풍 수구레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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