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경제참모의 경고…"천문학적 무역적자가 경제 망가뜨린다"

국제금융협회(IIF) 화상 멤버십 연례총회
'바이든 경제교사' 재러드 번스타인의 경고
바이든 집권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물망
"美 대규모 무역적자, 경제 끌어내릴 것"
"캐나다와 왜 관세전쟁?…부담은 美 소비자"
"재정 압박 있지만…부양책 통해 성장 모색"
  • 등록 2020-10-14 오전 1:00:00

    수정 2020-10-14 오전 1:00:00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경제교사인 재러드 번스타인 예산정책우선주의센터(CBPP) 선임연구원은 “기후 변화와 보육 분야에 재정을 많이 투입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맡을 게 유력한 인사다. 올해 국제금융협회(IIF)의 멤버십 연례 총회는 코로나19 탓에 화상으로 열렸으며 이데일리는 국내 언론 중 유일하게 참석했다. (사진=IIF 화상 멤버십 총회 캡처)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어마어마한 무역적자가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경제교사 격인 재러드 번스타인(65) 예산정책우선주의센터(CBPP) 수석연구원은 12일(현지시간) 국제금융협회(IIF)가 주최한 멤버십 연례 총회에서 “지금의 무역적자는 경제 전반을 끌어내릴 수 있는(full drag) 위험이 크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 총회는 코로나19 탓에 화상으로 열렸으며 이데일리가 국내 언론 중 유일하게 참석했다. IIF는 미국, 유럽 등 세계 각국의 400여개 대형 민간은행과 투자기관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국제금융기관 연합체다.

바이든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물망

번스타인 연구원은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을 맡던 시절 그의 수석이코노미스트였다. 그는 바이든 후보가 정권을 잡을 경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물망에 오르고 있다. 대통령 지근거리에서 경제정책을 조언하는 자리다. 재무장관 기용설(說)이 도는 엘리자베스 워런(71) 상원의원과 함께 ‘경제 투톱’으로 부상할 게 유력하다. 특히 바이든 캠프가 ‘대외접촉 금지령’을 내린 상황이어서 그의 발언에 관심이 쏠렸다.

번스타인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가 관세정책을 (중국을 타깃으로) 선택적으로 했다’는 팀 아담스 IIF 회장의 지적에 “그렇지 않다”며 “(나라를 가리지 않고) 대대적으로 부과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관세정책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며 “큰 규모의 무역적자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때가 있는데, 지금은 아니다”고 우려했다.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8월 무역적자는 671억달러(약 77조원)로 전월(636억달러) 대비 5.9% 증가했다. 8월 기준으로는 2006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미국은 해외 수입품 소비를 늘리고 있는데 비해 미국산 제품은 해외에서 잘 팔리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번스타인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는 미국에 수출하는 해외 기업이 아니라 미국의 소비자와 생산자가 지불하는 것”이라며 “대규모 무역적자를 상쇄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와 무역전쟁을 벌이는 것을 두고 “캐나다는 미국의 적이 아니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번스타인 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알코아가 수년 전 트럼프 행정부에 캐나다에 대한 알루미늄 관세를 면제해 달라고 요청할 때부터 천문학적인 무역적자 조짐이 보였다고 한다. 알코아는 알루미늄 생산에 필요한 원료 상당수를 캐나다에서 들여온다. 미국 정부의 무차별적인 무역전쟁이 자국 기업에까지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게 번스타인의 지적이다.

그는 다만 미국의 재정적자의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게 봤다. 오히려 강력한 재정 부양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천만 미국인에게 구제책을 제공하면서, 무역적자로 인한 성장 둔화를 보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분명히 코로나19 이후 어미어마한 돈을 풀고 있는데 따른 재정 압박은 있다”며 “(학자들과) 재정적자에 대해 늘 토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물가 상승률이 계속 2.0%를 밑돌고 있다”며 “금리가 크게 낮아진 덕에 재정 부담은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내년 이후 대규모 부양책을 시행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그는 “세세하게 밝히기는 어렵지만 기후 변화와 보육 분야에 재정을 많이 투입할 것”이라며 “보육 지원이 이뤄져야 노동시장에 인력 공급이 많아지고, 이는 장기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고 했다.

‘대결 일변도’ 美 무역정책 변화 예고

번스타인 연구원은 기후 변화에 주목했다. 그는 “이미 시작된 기후 변화 이슈를 부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바이든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가 필요한 직업군 등을 분석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전력 생산에서 탄소가스 배출을 점차 없애는 기후 변화 정책을 물밑에서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예를 들어 태양광 패널을 만드는 사람, 관련 건물을 지을 인부 등 필요한 직업군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며 “제대로 준비하는 나라가 이를 둘러싼 새로운 비즈니스를 장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탄소세를 새로 도입할 것이라는 건 월가에 잘 알려져 있다.

번스타인 연구원은 아울러 “최근 초대형 산불, 코로나19 팬데믹, 인종 차별 등 쇼크가 잇따르고 있다”며 “새로운 정책 디자인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두고 “경제 회생 정책인 ‘빌딩 백 베터(Building Back Better)’의 핵심 어젠더”라고 설명했다.

한편 조지 W 부시 전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세계적인 석학 글렌 허바드(62)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명예학장도 이날 총회에 함께 했다.

그는 “가장 걱정되는 건 기술도 아니고 과학도 아니고 경제도 아니다”며 “정치 리스크가 가장 커 보인다”고 했다. 허바드 명예학장은 “주로 평화로운 사회는 번영하는 경제와 직결돼 있다”며 “미래에 펼쳐질 변화를 각국의 정치 시스템이 따라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최근 다자주의 대신 폐쇄주의가 대세인 무역정책 등을 비판하는 것으로 읽힌다. 그는 그러면서 “이건 각 나라가 주목해야 할 부분인 동시에 국제기구들이 정책적으로 주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재러드 번스타인은 누구…

△1955년생 △맨해튼 음악대학 학사 △컬럼비아대 사회복지학 석·박사 △경제정책연구소(EPI) 선임연구원 △노동부 수석이코노미스트 △부통령실 수석이코노미스트 △의회예산국(CBO) 자문위원 △컬럼비아대 교수 △뉴욕대 교수

미국 조지 W 부시 전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석학 글렌 허바드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명예학장은 “미래에 펼쳐질 변화를 정치 시스템이 따라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사진=IIF 화상 멤버십 총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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