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태' 관여하려는 트럼프, 美中무역협상 지렛대로 활용?

이틀째 "시진핑, 시위대 직접 만나라" 촉구
美정치권 '홍콩 사태 방관' 비판론 의식한 듯
일각 '홍콩 사태-무역협상' 연계 시도 관측
  • 등록 2019-08-16 오전 6:00:45

    수정 2019-08-16 오전 7:44:02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사진 오른쪽)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홍콩 시위와 관련,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시위대와 직접 또 개인적으로 만난다면 홍콩 문제는 행복하고 더 나은 결말을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홍콩 사태에 ‘거리 두기’를 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관여 쪽으로 한 걸음씩 옮겨가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홍콩 사태를 지렛대로 향후 미·중 무역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이같이 적은 뒤, “나는 이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시진핑 주석이 홍콩 문제를 신속하고 인도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며 “개인적인 만남?”이라고 쓴 전날(14일) 트윗도 함께 올렸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양자회담’을 제안한 것”(로이터통신)이라는 분석이 많아지자,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시 주석과 시위대의 만담’을 주문한 것임을 확인한 셈이다. 일각에선 중국 외교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제안에 “홍콩 사무는 순전히 중국 내정에 속한다”(화춘잉 대변인)며 사실상 부정적인 의사를 비치자, 만남의 대상을 자신에게서 시위대로 슬쩍 바꾼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어찌 됐든 트럼프 대통령이 연이틀 홍콩 사태에 대해 구체적인 제안에 나선 건 의미심장하다. 이에 발맞춰 미국의 안보사령탑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이 미국의소리(VOA)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은 톈안먼 광장을 기억하고 있다”며 “홍콩에서 그와 같은 새로운 기억을 만드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국무부도 이날 중국의 병력 움직임에 대해 ‘준군사적 움직임’이라는 규정하며 “깊이 우려한다”고 지적했다는 점에서다. 그동안 홍콩 사태를 두고 “중국과 홍콩 간의 일”이라며 강 건너 불구경하던 모습과 대비되는 풍광이다.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치중한 나머지, 홍콩 사태에는 방관하고 있다는 미 워싱턴 정치권의 비판론을 의식한 행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배경이다. 실제 CNN방송은 “미국이 지난 수십 년간 해온 역할인 ‘안정화의 보증인’ 역할을 버리고 ‘국제적 분열’의 대리인으로 행동할 때 어떠한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홍콩 사태는 물론 한·일 갈등도 트럼프 대통령의 국제문제 외면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최고위 참모들이 홍콩 시위자들을 지지할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촉구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별 관심을 보이지 않은 채 거부해왔다”고 보도했었다.

한편에선 홍콩 사태와 무역협상을 연계하려는 시도라는 시각도 적잖다. 홍콩 사태에 다시 거리를 두는 대신, 향후 협상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략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중국은 거래를 하고 싶어한다”며 “그러나 먼저 홍콩 문제를 인도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적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홍콩 시위 문제가 미·중 무역 협상 전술과 관련해 미국의 협상 도구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햄프셔주(州) 라디오방송국 WGIR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협상을 타결하고 싶어할 텐데, 거래는 적절한 조건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솔직히 우리의 조건에 부합하는 거래가 돼야 한다. 그 외에 (협상에) 별다른 목적이 있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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