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 CDMO]영업익 900억 삼성바이오,시총3위 등극한 까닭②

매출 7천억 삼바,시총3위 배경은 CDMO 덕분
다국적 제약사,신약개발 및 생산 CDMO에 의뢰추세
자체역량 부족 바이오벤처들, CDMO에 위탁 필수
신약개발및 고품질약생산 노하우 확보가 필수조건
장기간 동등관계로 고부가가치 창출, 블루오션
차바이오텍,삼양바이오팜,에스티팜,SK등 대표주자
  • 등록 2020-07-09 오전 5:00:15

    수정 2020-07-09 오전 5:00:15

[이데일리 류성 기자] ‘매출 7015억원, 영업이익 917억원.’

8일 기준 시가총액 48조원을 돌파하며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에 이어 3위에 랭크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성적표다. 연간 영업이익이 천억원에도 못미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현대차(005380), 네이버(035420), 카카오(035720), LG화학(051910)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을 큰 차이로 따돌리고 시가총액 ‘빅3’ 로 안착한 비결은 뭘까.

업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에서 답을 찾는다. 삼성바이오는 의약품 위탁 개발 및 생산(CDMO)을 핵심 사업으로 한다. CDMO는 의약품 위탁개발(CDO)과 의약품 위탁생산(CMO)을 합한 사업이다. 다른 제약·바이오 기업의 의약품을 대신 개발하는 과정에서부터 대량 생산하는 것까지를 아우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까지 국내외 고객사 46곳으로부터 모두 87건의 위탁개발 및 생산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글로벌 CDMO 기업으로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바이오서비스 시장현황 및 전망(단위: 십억달러). 출처: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Global Bio Industry Outlook(Frost & Sullivan 분석)
삼성바이오의 주력사업인 CDMO가 갖고 있는 무궁무진한 성장 잠재력을 시장이 높게 평가하면서 회사 몸값에 프리미엄이 따라올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고객사의 의뢰를 받아 신약의 개발에서부터 대량 생산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CDMO 사업에 있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일부 다국적 제약사들도 CDMO 사업에 뛰어들려고 하고 있지만 삼성이 확보한 의약품 위탁 개발 및 대량생산 경쟁력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CDMO 사업은 아웃소싱이 확산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산업의 추세와 맞물리면서 앞으로도 고성장을 거듭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CDMO를 주축으로 하는 바이오 서비스 시장규모는 2017년 약 50조원에서 2023년에는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CDMO 사업은 글로벌 제약사에서부터 바이오벤처까지 사실상 거의 대부분 제약· 바이오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할수 있어 잠재력이 크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신약후보물질 발굴, 임상시험에 주력하고 나머지 생산공정 개발 및 대량생산 등은 외부 업체에 위탁하는 것이 대세가 되고 있다. CDMO 기업에게는 큰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세계적으로 바이오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생겨나고 있는 바이오벤처들도 자체 신약개발 및 생산능력이 없기 때문에 CDMO 기업의 주고객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CDMO는 무엇보다 자체 개발해 의약품을 팔고 싶지만 생산방법이나 기술 등을 모르는 제약사들에게는 제격이라는 평가다. CDMO는 제품 생산을 위탁할 수 있도록 생산 기술을 제공하거나 위탁사와 함께 생산 기술을 개발하는 역할까지도 수행한다. 또 생산 기술이 부족한 제약사는 제네릭에 대한 정보나 개량 신약 기술이 없어도 제품 생산을 CDMO 기업에 의뢰할 수 있다.

CDMO 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아무나 뛰어들수 있는 만만한 사업이 아니다. CDMO 사업이 치열한 경쟁을 피하면서도 고부가 가치를 창출할수 있는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 배경이다.

CDMO 사업을 하려면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자본이 충분하지 않으면 시장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여기에 높은 의약품 품질과 생산 기준을 맞춰야 한다. 인간의 건강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의약품 생산 사업의 특성상 국내 식약처, 미국 식품의약처(FDA), 유럽 의약품(EMA) 등 주요 국가의 품질관리 기관으로부터 엄격한 품질 인증을 받아야 한다. 여기에 CDMO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지속적 기술개발로 경쟁사 대비 합성, 공정, 분석법 등에 있어 차별화된 특장점(Specialty Chemistry)를 보유해야 한다.

글로벌 CDMO 선두주자로 자리잡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사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이런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할수 있는 국내 제약사는 손으로 꼽을 정도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외에 차바이오텍(085660), 삼양바이오팜, 에스티팜(237690), SK(034730) 등이 CDMO 사업에서 승부를 걸고있는 대표적 국내 제약사들이다.

이 가운데 동아쏘시아홀딩스의 계열사인 에스티팜은 지난 1987년 국내 최초로 CDMO 사업을 시작한 원조로 평가받는다. 에스티팜은 지난 1987년부터 핵산의 구성성분인 뉴클레오시드(Nucleoside) 화합물을 개발, 글로벌 제약사인 GSK에 공급해왔다. 2001년부터는 에이즈치료제 등에 쓰이는 원료의약품을 GSK, 노바티스, BMS 등에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유럽에서 가장 큰 비임상 의약품 위탁시험 수탁기관(CRO)인 아나패쓰(Anapath)를 인수, 비임상부터 상업화까지 신약개발 전 과정에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했다.

김경진 에스티팜 대표는 “신약승인 감소에 따른 연구개발의 생산성 저하, 규제강화, 기술진보, 세계적 약가 인하 등의 변화에 직면해 제약사마다 사업구조 변경 및 다운사이징을 추진하면서 CDMO에 사업을 위탁하는 추세”라면서 “한번 고객사의 CDMO업체로 등록되면 이를 바꾸기가 어려워 신약 개발사와 우호적인 파트너십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국내 메이저 제약사들이 CDMO 사업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이 분야에 출사표를 던진 중소 바이오벤처들도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청소년 및 성인용 결핵 백신 개발업체인 큐라티스와 유전자 및 세포 치료제 전문업체인 씨드모젠이 대표적이다. 큐라티스는 성인용 백신을 개발하면서 쌓은 의약품 개발 노하우와 이미 구축한 생산설비를 활용해 CDMO 사업에 나선 케이스다. 조관구 큐라티스 대표는 “생산 기반이 부족한 바이오 벤처의 경우 CDMO 사업에 대한 수요가 많다”면서 “글로벌 CDMO 회사를 활용하기 어려운 신생기업 및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생산시설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그동안 쌓아온 자체적인 제품 개발 기술력을 활용하고자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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