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차, 거길 가면 돈이 보인다!

  • 등록 2009-10-10 오후 10:58:24

    수정 2009-10-10 오후 11:03:39

[이데일리 EFN 송우영 객원기자] ’88올림픽 즈음 포장마차 일제단속 이후 사라졌다가 1997년 외환위기에 포장마차는 다시 호황을 누렸다. 그 뒤 잠시 퇴장하던 포장마차가 외식시장에 재등장했다.

그러나 지금의 포장마차의 형식과 내용은 10년 전과 커다란 차이가 있다. 개조한 리어카에 천막을 두른 모습이 아니다. 이 기사에서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외식업태의 한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는 포장마차를 말한다.

여전히 포장마차는 그 단어만으로 고객을 자극한다. 편안함, 메뉴의 다양성이 그 대표적인 까닭이다. 힘들 때일수록 고객은 안식처 같은 곳을 찾는다.

포장마차의 이미지가 그러하다. 아직 회복하고 있지 못한 불경기에 포장마차의 이미지를 차용하는 것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외식인들이 가장 지향하는 자신의 업소 콘셉트는 고객이 매일 편하게 들를 수 있는 곳이다.

아무리 자주 가도 질리지 않는 업소, 바로 포장마차다.

◇ 포장마차의 제2전성기

외식 업태의 한 형태로서 포장마차(이하 포차)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노상에서 불법으로 운영하고 있는 포차가 아니다. 건물 내에 위치하고 있는 대부분은 일반음식점으로 영업허가를 받고 있다.

최근 포차의 특징은 메뉴의 종류가 다양하고 맛이 있으며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음식점 또는 주점과 비슷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운영자에 따라 전형적인 포차의 모습을 반영하기도 하고 포차가 지니는 이미지 중 일부를 차용하여 적용한다. 대신 일반 포차가 주는 나쁜 이미지를 과감히 버리고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추세다.

예를 들면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신포차>는 리모델링을 하면서 여성고객들을 위해 여자화장실에 비데를 설치해 포차 화장실이 불편하다는 편견을 깼고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포차카페 <콤마2>에서는 벨을 없애고 패밀리레스토랑급 접객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포차는 불친절하다는 이미지를 상쇄시켜 여성고객들이 더 선호하는 포차로 자리 잡았다.

업소들은 고객들이 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포차의 편안한 이미지를 적용하여 문턱을 낮추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10년 경력의 주방장이 제공하는 일본 정통 이자카야 요리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일산에 있는 <카카투스>는 일본식 만원포차라는 수식어를 상호보다 앞세워 고객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홍익대 걷고싶은 거리 상권에 위치한 전형적인 실내포차인 <황포25>는 팔도소주를 모두 맛볼 수 있다는 것으로 근처 포차나 주점과 차별화를 하고 있으며 서울 강남구 신사동 <테라스포차>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테이블, 식기 등까지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사용함으로써 예술 문화에 ‘밥도 먹고 술도 마실 수 있는’ 포차 개념을 더해 남들이 쉽게 흉내 내기 어려운 새로운 콘셉트를 만들어 냈다.

◇ 서민들의 안식처 포차

문화 트렌드 속에는 그 사회가 경험해온 역사와 가치관, 문화와 생활 등이 녹아있다. 食문화 또한 마찬가지다.

포차는 광복이후 1950년대 리어카 또는 목로 등의 위를 두꺼운 광목천으로 가리고 참새구이와 소주를 팔기 시작한 것이 그 시초로 서민들과 함께 해온 식문화이자 술문화다. 사람들은 포차에서 술도 마시고 우동이나 국수로 요기도 했다.

1980년대 후반 88올림픽에 즈음하여 거리 미관을 위해 일제 단속으로 사라졌다가 1997년 외환위기에 재등장해 호황을 누렸다. 명퇴 등으로 퇴출당한 월급쟁이들이 포차를 차렸다.

경제 위기에 지친 그들은 포차의 고객이기도 했다. 사람들은 포차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서로를 달랬다. 그즈음 정식허가를 받아 건물 내에 차린 크고 작은 실내포차도 생기기 시작했다.

주차장 등의 공터에 철근으로 골격을 세우고 두꺼운 포장천을 씌우기도 했다. 주머니 가벼운 서민들의 공간이었던 포차가 1만원 대 이상의 안주를 팔기 시작한 것도 이맘때다.

포차가 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다. 불경기라는 화두는 외식창업뿐 아니라 운영에 있어서 간과할 수 없는 외생변수이자 트렌드가 되었다. 경기불황에서는 고객들의 자리이동이 줄어드는 술자리 문화의 변화가 그것을 예측하게 한다.

식사 후 1차, 2차, 3차 이상으로 옮겨가던 술자리는 1차나 2차에서 끝난다. 한 번에 식사와 술을 함께 할 수 있는 곳을 회식자리로 선호한다는 고객소비의 변화가 여러 매체에서 언급되었다.

포차에는 밥도 있고 술도 있다. 그리고 편안하다. 외환위기 때와 비슷한 경제상황에서 실내포차가 주는, 안식처 같은 서민적인 이미지가 그것이다.

조선시대 주막은 건물 안으로 들어와 선술집이 되었고 길거리로 나가 포장마차가 되었다. 그리고 이어 실내포차 또는 다른 이름으로 소주 다이닝 바까지 이어진다.

Tip 역사가 오래 된 만큼 선술집과 주막에 관련된 단어들이 꽤 된다. 그 중에서 외식업소에서 알아두면 메뉴판 또는 브랜드를 만들 때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는 단어 몇 개를 소개한다

⊙ 선술집 >> 목로 앞에 서서 술을 마시는 집.
⊙ 목로[木擄] >> 주로 선술집에서 술잔을 놓기 위해 쓰는 널빤지로 좁고 기다랗게 만든 상으로 술청(-廳), 주로(酒)라 하기도 함.
⊙ 안주청[按酒廳] >> 선술집 따위에서 술안주를 차려 놓은 자리.
⊙ 날밤집 >> 밤새도록 장사하는 선술집.
⊙ 방술[房-] >> 주막이나 선술집에서 특별한 손님들을 방에 들여앉히고 파는 술.
⊙ 술등[-燈] >> 선술집 따위의 문밖에 술을 파는 것을 알리기 위해 장대를 세우고 달아두는 초롱.
⊙ 당로[當] >> 선술집의 술청에 앉아 술을 팖. 전한(前漢)의 사마상여가 자기 아내 탁문군(卓文君)을 술독을 둔 곳에 앉혀 술을 팔게 하였다는 데서 유래.
⊙ 텐트바 [tent bar] >> 밤에 주차장이나 카센터에 포장을 씌워 만든 이동식 간이주점. 실내 포장마차의 일종.

[ 도움말 : 월간 외식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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