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금융이야기]'죽으라면 죽겠다'던 그녀를 구한 전화번호

[금융부 막내기자와 함께 배우는 금융상식]
  • 등록 2015-04-18 오전 6:00:00

    수정 2015-04-20 오전 9:07:13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2014년 12월. 이상은(가명) 씨의 카카오톡 프로필에는 ‘2014년 마지막, 죽으라면 죽겠다’라는 메시지가 적혀있었다. 30살의 나이, 직업은 커피숍 아르바이트생. 적은 시급은 그녀를 카드론에 눈에 돌리게 했다. 그러나 연 24% 이자를 내고나니 빚은 순식간에 불어나 2000만원이 됐다. 영원히 갚을 수 없을 것 같았던 빚 앞에서 포기하려고 했을 때 그녀가 만난 빛이 ‘서민금융 통합지원센터’이다.

서민금융 통합지원센터는 이 씨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안정적인 소득’이라는 판단 아래 부천시 일자리센터와 연계해 일자리를 소개했다. 2015년 4월. 그녀는 이제 테크노파크에 있는 한 중소기업의 어엿한 정식사원이다. 2000만원의 부채도 그녀가 감당할 수 있는 저리상품으로 전환됐다. 빚을 갚을 수 있다는 것을 알자 삶이 바뀌었다. 그녀의 카카오톡 프로필은 이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이다.

‘단박콜’ 걸기 전에 ‘1397’를 누르세요

서민금융 통합지원센터는 정부와 서민금융 관계기관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민금융 지원상품을 한데 모아 안내하는 종합상담센터다.

우리나라 서민금융은 신용회복위원회가 제공하는 ‘신용회복지원’, 국민행복기금이 제공하는 ‘바꿔드림론’, 미소금융재단이 제공하는 ‘미소금융’, 은행이 판매하는 ‘새희망홀씨’, 저축은행이 판매하는 ‘햇살론’ 등이 있다. 그러나 각 상품마다 판매처와 지원조건이 달라 과연 어떤 상품이 나한테 적합한지 알기 어려웠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10일 경기도 부천지역에 전국 최초로 ‘경인지역 서민금융 통합지원센터’가 만들어졌다. 각 이용자의 재무상담은 물론, 적합한 서민금융상품 소개, 일자리 소개까지 ‘원스톱’(One-Stop)으로 해준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에서 서민상품을 통합해서 지원하는 센터는 부천이 전부다. 다만 이보다는 한 단계 낮은 수준이지만 서민금융 종합지원센터와 상담창구가 현재 30개 있다. 금융위원회는 2017년까지 서민금융 통합지원센터는 30개로, 서민금융 종합지원센터·상담창구는 120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전화상으로도 통합 상담창구가 있다. 바로 서민금융나들목(http://www.hopenet.or.kr)과 ‘1397’이다. 대부업 연 이자는 최대 34.9%이다. 1397를 누르면 고객상담센터로 연결돼 자신에게 적합한 서민금융상품은 무엇인지,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되는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준다. ‘곧바로 대출해준다’는 단박콜보다는 느리지만, 서민금융상품의 연 이자는 4~8% 정도로 훨씬 저렴하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아프게 했던 한 마디

지난 14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경인지역 서민금융 통합지원센터를 찾았다. 1시간가량 이뤄진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서민금융 통합지원센터 이용자 3명도 있었다.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임 위원장은 “어떤 느낌을 받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TV를 틀면 대부업체 광고는 막 나오는데 왜 그로 인해서 힘든 사람을 도와주는 광고는 하나도 안 나오냐’라는 질문이 아팠다”고 답했다.

이육림 부천 서민금융 통합지원센터장 역시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절대적인 홍보 부족”이라고 말했다. 많은 이들이 ‘몰라서’ 2금융권의 고금리 신용대출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서민금융지원을 홍보하기 위해 직원들과 발로 뛰며 연립주택, 임대주택 등에 전단지도 뿌려보고 40여 개의 주민센터를 돌면서 협조도 구했지만 결국 한계를 넘지 못했다”고 밝혔다. 최근 지역방송을 통해 홍보영상을 내보내면서 약간의 효과를 보긴 했지만, 이마저도 예산 부족으로 중단한 상황이다.

이 센터장은 “우리나라 서민금융정책은 아직 보완할 점이 적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이미 마련돼 있는 제도마저 알지 못해서 이용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더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환자들이 병원에 늦게 오면 늦게 올수록 병이 깊어지듯, 어려울수록 센터를 찾아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관련기사 ◀
☞ "서민금융센터 서민 삶 바꾸는 마중물 역할할 것"
☞ 서민금융 드라이브 거는 임종룡…"고용·복지와 연계"(종합)
☞ [재테크의 여왕]햇살론·새희망홀씨..서민금융상품 활용하려면
☞ [IR클럽]우리은행, 서민금융 해결사…116개 전담점포 운영
☞ 갈 곳 없는 중신용자…저축銀·대부업으로 내몰린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 그림 같은 티샷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