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자산운용사마다 펀드 리스크 관리에 부쩍 신경 쓰고 있지만 정작 리스크 관리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는 정확히 아는 이가 많지 않다.
김길용(사진) NH-CA자산운용 리스크관리팀장은 3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펀드를 운용하다 보면 매니저가 수익을 내기 위해 펀드 설정 당시 세운 운용철학이나 의도와 벗어나 무리한 운용을 할 수도 있다”며 “투자자들이 질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펀드가 일관된 전략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펀드 수익률이 갑작스럽게 벤치마크를 크게 벗어나거나 매니저가 특정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는지 등을 상시로 지켜본다”며 “이런 경우 매니저와의 면담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펀드 성과가 꾸준히 유지되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리스크 관리기법은 NH-CA운용 공동주주인 프랑스계 운용사 아문디의 리스크 관리기법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아문디는 운용규모만 1000조원에 달하는 세계 8위권 자산운용사로, 본사와 해외 각국에 리스크 관리자를 100명 넘게 배치할 정도로 리스크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김 팀장은 “아문디는 고객 신뢰 유지를 위해 펀드 성과가 좋고 나쁜 이유를 보고서로 자세히 작성해 고객들에게 전달한다”며 “기존 전략과 어긋나 성과가 지속적으로 부진할 땐 펀드를 청산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리스크 관리는 회사 평판과 직결되는 만큼 펀드 청산에 따른 손해도 기꺼이 감수한다는 것.
개인 펀드투자자 스스로도 리스크 관리는 게을리하지 말라는 의견이다. 김 팀장은 “아무런 정보 없이 은행이나 증권사 등의 판매직원 말만 듣고 펀드에 가입하기보단 운용사나 판매사 웹사이트 등에서 펀드 유형별 특성과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 추이 등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흔히 얘기하는 1등 펀드라는 말만 믿고 투자하는 것이 가장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