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도가 월매출 3천만원 디자이너로… 꿈이 이뤄지는 이화여대5길

서대문구청, '이파로 프로젝트'로 디자이너 지원 나서
총 10명의 디자이너 배출…해외 의류샵 입점 등 성과도
  • 등록 2018-04-18 오전 6:00:00

    수정 2018-04-20 오후 5:35:51

청년 디자이너 조윤여씨가 자신이 디지인한 의상을 입고 모델로 나섰다. (사진=조윤여 디자이너)
[사진·글=이데일리 권오석 송승현 기자] “제 디자인이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화려함이 특징이죠”

청년 디자이너 조윤여(27)씨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창업한 지 1년 만에 탄탄한 기반을 마련했다. 대학에서 지구물리학을 전공한 조씨는 지금은 수제 주얼리와 의류 전문 브랜드 대표다.

서대문구 신진 디자이너 지원사업 ‘이파로’

인적 드물던 이화여대 5길이 새롭게 변모했다. 각종 패션 쇼룸(각종 제품을 전시 공개하는 장소)이 속속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청년 디자이너들이 꿈을 키우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서대문구청이 지원하는 이화패션문화거리 ‘이파로(E.Fa.Ro·Ewha Fashion Meca+路)’프로젝트가 만들어낸 모습이다. .

이파로 프로젝트는 2016년 10월 서대문구청이 신촌동 도시재생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패션특화거리’ 조성을 위해 청년 디자이너들의 스타트업을 지원하며 시작했다. 선정된 신인 디자이너들은 임대보증금·임차료(1년)·외부 인테리어 등을 지원받아 자신만의 디자인 패션 브랜드를 만들고 키워나가고 있다.

서대문구가 지원자들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해 면접 인원을 추리며 교수와 패션 전문가로 꾸려진 면접관 5명이 지원대상 디자이너를 뽑는다. 지원대상에 선정됐다고 끝이 아니다.

구청은 해마다 선발된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쇼룸 운영 매출 등을 정량평가해 다시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를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구청은 점수를 미달한 디자이너에게 더는 지원을 하지 않는다. 지원자는 1년에 1기수씩 뽑으며 구청이 확보하는 쇼룸 수에 따라 선발 인원이 달라진다.

올해는 2기 신인 디자이너 6명을 선발했다. 재지원 대상에 선정된 1기생 4명을 포함해 현재 총 10명이 활동 중이다. 일부는 영국 편집숍에 입점하는 등 벌써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조씨도 이 프로젝트 덕에 ‘GATELESS’라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었다. 조씨는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 전략을 활용해 국내외에서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조씨는 “SNS와 인터넷몰을 보고 찾아오는 외국 손님이 국내 손님보다 많다”고 귀띔했다. 지구물리학도였던 조씨는 자신의 오랜 꿈이었던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대학 입학 1년 만에 휴학을 하고 디자이너의 길로 뛰어들었다.

브랜드 ‘Project307’의 공동대표 권서린(30)씨 그 역시 “꿈을 이뤄나가고 있다”고 했다. 권씨는 “신인 디자이너들에게 무엇보다 힘이 되는 건 자신만의 쇼룸을 무상으로 지원받는 것”이라며 “각종 박람회에 나가면 바이어들이 쇼룸으로 초대해 달라고 한다. 쇼룸으로 바이어들을 초청하면 그만큼 계약을 따낼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권씨는 바이어를 자신의 쇼룸에서 맞이해 백화점 편집숍 브랜드에 입점하는 성과도 냈다. 디자이너들은 자신들의 쇼룸을 개성있게 꾸미기 위해 고심하는 이유다.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Chun Jun Woo’의 대표인 천준우(29)씨는 “남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옷을 만들기 위해 제 이름으로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했다. 천씨의 옷은 해외에서도 팔린다. 실루엣을 중시한 천씨의 디자인에 감명 받은 영국의 ‘Unconventional’이라는 편집숍 브랜드에서 입점을 권유한 것, 현재 천씨의 의류는 영국을 포함한 해외 2곳의 편집숍에 입점해 있다.

브랜드 ‘GATELESS’ 대표 조윤여씨가 직접 디자인한 주얼리(장식구)들이 진열돼있다. (사진=송승현 기자)
“장사 잘되니 임대료 올리자”는 건물주와 상생이 관건

이들의 성공 뒤에는 이 사업을 처음 제안하고 지금도 총괄하고 있는 국혜승 이화여대 디자인대학원 교수의 조력을 빼놓을 수 없다. 국 교수는 신인 디자이너들이 만날 수 없는 바이어와 패션 관계자들을 연결해주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각종 패션쇼 컨설팅 등을 해주는 것도 국 교수의 몫이다. 국 교수는 시간이 날 때마다 초년 사업가로서 하기 어려운 홍보·유통 전략을 지도하기 위해 디자이너들의 쇼룸을 찾는다.

국 교수는 최근 건물주들과 ‘5년간 임대료를 올리지 않겠다’는 상생협약을 맺는 일 집중하고 있다. 국 교수는 “청년 스타트업이 망하는 이유 중 하나가 가파른 임대료 상승”이라며 “혹여나 어떤 이유로 임대료 지원이 끊기더라도 신인 디자이너들이 꿈을 키워나갈 수 있게 상생협약 체결을 맺도록 노력중”이라고 전했다.

이들의 항해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조씨는 주얼리에서 의류로 브랜드를 확장을 하고 동시에 해외 활로를 더 개척하기 위해 웹페이지를 개선하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권씨는 최근 국 교수로부터 ‘상하이페어’에 참여하자는 제의를 받았다. 그는 “올해는 각종 페어와 패션쇼에 참여해 경험을 쌓을 계획이다. 언젠가 파리 패션쇼에 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파로에서 영그는 이들의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브랜드 ‘Chun Jun Woo’의 대표인 천준우씨가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옷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권오석 기자)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칸의 여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