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록의 미식로드] '인생 맛'에 물든 중림동을 '맛'보다

  • 등록 2019-02-15 오전 6:00:00

    수정 2019-02-15 오전 6:00:00

약현성당 전경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이번에 소개할 ‘강경록의 미식로드’는 가스트로투어서울의 강태안 대표가 개발한 ‘서울 중림동 가스트로투어’다. 가스트로는 소화기관인 ‘위(胃)’를 의미하기도 하고, 미각이나 미식을 뜻하기도 한다. 풀이하자면, 미식투어다. 중림동 가스트로투어는 중림동 곳곳의 숨은 맛집과 골목 이야기를 듣는 여행이다. 서울로 7017에서 시작해 손기정 선수의 발바닥 동판이 새겨진 만리동광장을 거쳐 약현성당으로 향한다. 약현성당은 1892년에 지어진 한국 최초의 서양식 건물이자, 한국 최초의 고딕식 건물이다. 성당은 수많은 순교자가 죽임을 당한 서소문 형장의 성지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세워졌다.

학림부대찌개


약현성당에서 내려오면 본격적인 미식투어로 이어진다. 첫 번째 식당은 ‘학림부대찌개’다. 우리나라 최초의 주상복합건물인 성요셉아파트 1층에 자리하고 있다. 학림부대찌개는 ‘의정부식’이다. 부대찌개는 ‘군대의 찌개’란 뜻. 서구의 스튜처럼 진한 국물 요리다. 시작은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햄과 소시지였다. 당연히 먹을 수 있는 곳도 미군 부대 근처였다. 부대찌개 거리로 유명한 의정부와 송탄 모두 미군 부대를 품은 공간이다. 당시 미국 대통령 린든 B. 존슨의 성을 따서 ‘존슨탕’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건축업에 종사하던 주인장 박성재(60) 씨와 마주 앉았다. 미식투어는 음식을 차려낸 식당 주인이나 셰프(주방장)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박 씨는 중림동 입시학원이 신축건물을 짓자 인근에 건물을 한채 매입하고 하숙집과 식당을 차렸다. 이어 박 씨가 자주 드나들던 경기도 포천 송우리의 유명한 식당에서 비법을 배웠다고 했다. 이곳 부대찌개의 또 다른 맛의 비법은 좋은 재료다. 단가가 비싸더라도 고급 식자재를 사용한다고 박 씨가 귀띔했다.

미름 홍합밥


3평 남짓한 크기에 테이블 하나 없는 테이크아웃 전문 커피집 ‘토브’
두번째 방문한 식당은 ‘미름’이다.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음식은 안주인이 전담한다. 이곳의 간판 메뉴는 홍합밥이다. 우리가 도착하자 홍합밥과 정갈한 반찬을 차려낸다. 특이하게 이곳은 전복죽을 만들때처럼 생홍합을 다져서 썼다. 한 숟갈 떠 입안에 넣으면 홍합의 고소한 맛이 입안에 가득찬다.

다음 코스는 커피숍 ‘토브’다. 세평 남짓한 크기에 테이블 하나 없는 테이크아웃 전문 커피숍이다. 이곳 주인장인 지승용(50)씨는 커피에 빠져 증권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나왔다고 한다. 이곳의 커피는 보존제 등이 첨가되지 않은 ‘유기농 커피콩’으로 만든다. 주인장의 운영 철학이다. 그만큼 재료비는 비싸지만, 손님에게 판매하는 가격은 2000원에 불과했다. 이곳의 진짜 매력은 지 씨가 직접 내려주는 ‘드립 커피’다. 가격도 적당하다. 3000원이다. 드립커피는 한가한 오후 시간에만 가능한 메뉴다. 그만큼 커피 한 잔에 쏟는 정성이 대단하다.

미식투어의 마지막 코스는 ‘현대수산’이다. 선어로 만든 초밥과 생선구이를 내놓는다. 주문 방식도 여느 횟집과 다르다. 단품보다는 주인에게 메뉴 구성을 맡기고 사람 숫자대로 매겨진 금액만 정해 주문하는 방식이다. 물론 장점도 많다. 바로 신선함이다. 또 다른 횟집보다 횟감을 두툼하게 썰어내는 덕에 씹는 맛이 있다. 추운 날씨에 꽁꽁 언 몸과 마음을 사르르 녹이기에 충분했다.

현대수산은 선어로 만든 회초밥과 생선구이를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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