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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카드’ 이용자 유모씨는 이렇게 불만을 토로했다. 카드 발급 당시 회사가 약속한 혜택이 불과 넉 달 만에 종료돼 기분이 상했다는 것이다. 토스카드는 간편 송금 서비스로 이름난 ‘토스’가 지난 4월 출시한 카드다. 카드 이용자의 은행 계좌에 있는 돈으로 사이버 머니인 ‘토스머니’를 충전하면 비씨카드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체크카드다.
토스카드는 첫 출시 당시 카드를 받기까지 일주일 넘게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연회비가 없고 무엇보다 카드 결제 시 3분의 1 확률로 결제액의 10%를 돌려준다는 혜택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일반 카드사의 두 배에 달하는 결제액 3.3% 캐시백을 앞세워 가입자를 끌어모은 것이다.
유씨와 같은 토스카드 이용자들이 뿔난 것은 이 혜택이 이달 말로 끝날 예정이어서다. 혜택 종료 사실도 이달 들어서야 휴대전화 안내문(푸시 알림)으로 통지해 “알림 기능을 꺼놓은 사람은 어쩌란 거냐”는 불만을 샀다.
물론 토스도 할 말은 있다. 실제 토스는 토스카드 10% 캐시백 행사를 하면서 안내문 맨 아래에 ‘본 프로모션은 당사 내부 사정에 의해 변경 또는 조기 종료될 수 있다’는 문구를 넣었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현행법상 신용카드 사업자가 아니라 선불 및 직불 전자 지급 업자여서 신용카드 부가서비스를 카드 신규 출시일로부터 최소 3년 넘게 유지해야 한다는 규정도 적용받지 않는다.
탄탄한 자본력을 앞세운 ‘공룡’ 은행과의 금융 서비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적자를 감수한 일회성 이벤트를 해서라도 소비자를 잡아야 하는 핀테크(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금융 서비스) 업체의 처지도 물론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줬다가 뺏는’ 반짝 행사에 배신감을 느낀다는 이용자도 적지 않다. 기술력과 금융 전문성, 투명성 등에 바탕을 둔 혁신적인 서비스가 아니라 일회성 현금 마케팅에 의존한 사업 확장이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자의 ‘신뢰’를 갉아먹는다는 얘기다.
금융 산업의 본질은 신뢰에 있다. 핀테크 업체도 예외는 아니다. 사람 사이 한 번 신뢰가 깨지면 그 마음을 다시 돌리기는 정말 어렵다.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토스 관계자는 “앞으로 새로운 이벤트를 할 때는 고객 고지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보험 상담 서비스 역시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일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