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 대책' 서울 전셋값 흔들었다

학군 수요 지역 전세값 급등
강남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한 달도 안 돼 전세값 5억이 껑충
  • 등록 2019-12-27 오전 5:00:00

    수정 2019-12-27 오전 5:00:00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보다 전세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11월 정시 확대를 기본으로 한 정부의 대입 제도 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주요 학원가 인근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값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12·16 대책은 전세 물량의 감소를 불러와 서울 전체 전세값 상승의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학원가로 꼽히는 양천구 목동과 강남구 대치동, 노원구 중계동 주변 아파트는 전세 신고가를 기록하는 아파트들이 속출하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양천구 목동 2단지 전용면적 97.92㎡ 전세는 지난 19일 8억5000만원(13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아파트의 기존 세입자는 지난 1월 6억8000만원에 전세계약을 했다. 1년여 만에 2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의 전세값은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 됐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151.31㎡(32층)는 지난 11월 7일 20억원에 전세계약이 됐지만 이달 14일에는 같은 면적형 29층이 25억원에 전세계약이 성사됐다. 한 달여 만에 전세가격이 5억원 올랐다.

서울 강북권의 학원가 1번지로 꼽히는 노원구 중계동도 강세다. 중계동 은행사거리 인근 동도센트리움 전용 84.983㎡(2층)은 지난달 8일 6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이달 13일에 같은 면적형 3층이 7억원을 기록하며 한 달 만에 5000만원 넘게 상승했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서울의 전세시장은 지난해 9·13 대책 이후 안정세를 보여 왔다. KB리브온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 전세가는 10월까지 0.1% 올라 사실상 보합을 기록해 2004년 7.22% 하락한 이후 15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에 비하면 ‘하락 안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대입제도 개편으로 학원가 일대 전세수요가 늘어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KB국민은행의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11월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50.7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전세수급 지수가 2017년 6월 이후 최고치를 올리며 전세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이 기준이며 100이 넘을 경우 수요가 많은 것으로 파악한다.

여기에 12·16 대책은 전세시장에 상승에 불을 붙였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서울의 시세 9억원 이상 아파트 가격을 잡겠다는 12·16 대책은 1가구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 요건에 실거주 기간 요건을 강화하고 전세자금 대출 때 보증요건을 까다롭게 했다. 이에 따라 집주인들이 양도세 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직접 거주할 가능성이 커졌다. 주택담보대출이 대폭 줄어들면서 실수요자들이 내집 마련을 미루고 전세로 눌러앉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도미노 현상에 따라 전세 물량은 줄어들고 전세 수요는 많아지면서 서민들의 주거안정에 기여가 큰 전세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전세시장의 변화는 각종 조사에서도 드러난다. 한국감정원의 12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 상승폭은 전주 0.18%에서 더 올라 0.23%을 기록했다. 반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는 전 주의 0.20% 상승에서 이번 주는 0.10%로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KB리브온의 12월 넷째 주 KB주간주택시장 동향에서도 서울의 아파트매수우위지수가 108.5으로 전주(128.3)대비 크게 하락했다. 아파트를 사려는 수요가 줄어든 만큼 전세수요는 늘어날 수 있다는 신호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상대적으로 매매시장 보다 안정세를 유지했던 서울의 전세가격이 지난 가을부터 학군수요 등의 영향으로 다소 불안한 조짐이 있었다”며 “정부의 12·16 대책으로 서울의 전세시장이 더 불안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환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내년에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대기 물량 및 규제로 인한 고가주택의 전세가격 상승도 이어질 수 있다”며 “여기에 12·16 대책 이후 거주 요건 등이 강화된 만큼 3기 신도시로 수요가 몰리면서 향후 약 2~3년간 전세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져 서울 시내 아파트 전세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서민 임차가구 거주가 많은 중저가 주택, 특히 다세대·연립주택, 단독·다가구주택은 최근 전세가격 상승 움직임 속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전세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일부 고가 전세주택에 대해서는 관련 세금 탈루 여부 등을 면밀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조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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