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이데일리문화대상] '괴물'vs'기생'…토종창작 빛났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완성도·기획력 높이 평가
연극 '홍도'와 치열한 경합
춤·영상 버무린 '버즈아이뷰'
조선시대 악보 재해석 '허윤정…'
무용·국악 발전 가능성 보여줘
  • 등록 2015-02-03 오전 7:40:04

    수정 2015-02-03 오전 8:17:10

2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2015 이데일리 문화대상 시상식’ 갈라콘서트에서 뮤지컬 ‘올슉업’ 팀이 화려한 군무를 선보이고 있다. ‘로큰롤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히트곡이 관객들의 귓가를 울렸다(사진=방인권 기자bink7119)).


[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2015 이데일리 문화대상’(이하 문화대상) 대상을 향한 경쟁은 치열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연출 왕용범과 연극 ‘홍도’의 연출 고선웅이 대상 트로피를 두고 박빙의 경합을 벌였다. 뮤지컬과 연극을 각각 대표하는 스타연출가의 불꽃 튀는 대결이었다. 승부를 가른 건 심사위원단의 심사점수. 연극·클래식·무용·국악/전통·뮤지컬·콘서트 등 공연예술 6개 부문에서 위촉된 심사위원 52명은 왕용범의 ‘모험’과 작품의 ‘반향’에 더 주목했다. 또 클래식부문에서까지 국내 창작자들의 활약이 돋보여 이번 대상 선정은 ‘국산공연’끼리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프랑켄슈타인’·‘달이 물로 걸어오듯’ 국산 창작물의 반란

대상은 충무아트홀이 제작하고 왕용범이 극작·연출을 맡은 ‘프랑켄슈타인’(지난해 3월 11일~5월 18일 충무아트홀)에 돌아갔다. 심사위원단은 ‘프랑켄슈타인’이 공연계에 던진 화두를 높이 샀다. ‘창작뮤지컬의 성공모델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프랑켄슈타인’의 완성도는 여느 수입 라이선스 작품과 비교해 손색이 없었다. 덕분에 창작 초연임에도 10억원대의 순이익을 내는 이례적인 흥행도 거뒀다. 무엇보다 홀대받던 창작뮤지컬 제작 풍토에 활력을 불어넣고 세월호 참사로 얼어붙은 시장까지 녹이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는 점이 대상작 선정에 주효했다. 같은 창작뮤지컬인 ‘공동경비구역 JSA’(지난해 2월 27일~4월 27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와 라이선스 뮤지컬 ‘킹키부츠’(지난해 12월 2일~2015년 2월 22일 충무아트홀) 등을 제치고 조명을 받은 이유다.

또 다른 창작물인 ‘달이 물로 걸어오듯’(지난해 11월 20~23일 세종문화회관)은 ‘오페라의 한국화’를 완성도 있게 펼쳐냈다는 점에서 클래식부문 최우수작으로 꼽혔다. 최우정 작곡가가 우리말을 성악 발성으로 정확하게 연결해 ‘대사가 들리는’ 오페라를 만든 공이 크다. 제작진의 열정과 치밀한 준비도 박수를 받았다. 이건용 서울시오페라단장이 2012년 오페라의 체계적인 창작을 위해 작곡가 4명, 극작가 4명과 함께 ‘세종카메라타’를 결성, 1년여간 땀을 흘린 성과다. ‘마리스 얀손스와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 내한공연’(지난해 11월 18, 19일 예술의전당)과 ‘정명훈과 바그너: 라인의 황금’(지난해 9월 26일 예술의전당) 등도 최우수작 후보에 올라 각축을 벌였다. 심사위원단은 오페라 창작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완성도 높은 공연을 일궈낸 점을 높이 사 ‘달이 물로 걸어오듯’을 문화대상 클래식부문 주인공으로 세웠다.

◇대중과 소통 빛난 ‘홍도’·‘신해철 콘서트’

최우수작 선정의 각축장은 연극부문이었다. 중견 연출가 박근형의 노련함이 빛난 ‘만주전선’(지난해 6월 13~29 소극장 시월)을 비롯해 양손프로젝트란 젊은 창작집단이 만든 ‘죽음과 소녀’(지난해 10월 24일~11월15일 두산아트센터) 등 작품성과 실험성을 두루 갖춘 작품이 많이 나와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서다. 최우수작으로 꼽힌 ‘홍도’는 신파극을 과장되지 않게 맛깔나는 화법으로 풀어 눈물만 강요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소박하지만 여운 있는 무대를 예지원 등 배우들이 열연으로 채워 완급조절에서도 뛰어났다는 평가다. ‘변태’(지난해 2월 1일~3월 30일 아랑씨어터) 등이 최우수작 후보에 올라 경합을 벌였으나 예술적 완성도와 대중적 소통력을 두루 갖춘 ‘홍도’에 영광이 돌아갔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신해철의 존재감도 빛났다. 콘서트부문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넥스트 Utd. 콘서트 고 신해철-민물장어의 꿈’(지난해 12월 7일 고려대 화정체육관)은 음악사에 족적을 남긴 신해철의 유작이 공개된 뜻깊은 무대였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인형의 기사’ ‘재즈카페’ ‘해에게서 소년에게’ 등 신해철이 남긴 히트곡에 신성우, 김진표, 김원준, 크래쉬 등 동료 음악인들이 다양하게 재해석한 무대가 공연을 풍성하게 만들었다는 평이다.

◇무용·국악 미래 보여준 ‘버즈 아이뷰’와 ‘허윤정 거문고독주회 시공’

무용부문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버즈아이뷰’(지난해 10월 27·28일 아르코예술극장)는 춤과 영상을 결합한 융·복합무대로 무용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창작춤 1세대인 임학선 임학선댄스위 예술감독이 안무한 이 작품은 영상전문 포이어 프로덕션과의 협업으로 작품의 상상력을 한층 높였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국악/전통부문에는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허윤정 거문고독주회 시공’(지난해 12월 23일 국립국악원)은 국악의 미래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단이 주목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6호 한갑득류 거문고산조 이수자인 허윤정이 조선시대 악보를 빼어난 연주실력으로 재해석해 악기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예측하며 진맛까지 느끼게 해줬다.

◇김백봉부터 이동우까지…공연 예술 빛내

좋은 공연 발굴뿐 아니라 창작자와 예술인을 격려하기 위해 만든 시상식이 문화대상이다. 그만큼 문화대상은 고민 끝에 ‘한국 신무용의 대모’ 김백봉을 공로상 주인공으로 선정했다. ‘그날들’ 등을 만든 뮤지컬연출가 장유정은 내일의예술가상에, 연극 ‘내 마음의 슈퍼맨’ 등을 기획하고 배우로도 열정을 쏟은 틴틴파이브 출신 시각장애인 이동우는 장애인예술가상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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