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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과 위메프, 티몬은 모두 직원이 채 10명도 안 되는 작은 회사였지만 시대 흐름을 일찌감치 간파한 덕분에 창업에 성공했다.
쿠팡은 2010년 8월 김범석 대표를 비롯한 하버드 경영대학원과 로스쿨 출신 3명이 의기투합해 시작했다. 사업 초기에는 지역 상품과 공동구매 형태 딜 기반 비즈니스를 운영했다. 김 대표는 소셜커머스에서 시작한 3사 중 유일하게 현재까지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위메프는 허민 전 대표가 ‘나무인터넷’이라는 사명으로 설립한 이후 ‘위메이크프라이스닷컴’ 사이트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창립 초기에는 하루 한 개 상품을 파격적인 가격으로 선보이는 공동구매 형태로 레스토랑, 헤어숍, 공연, 놀이동산 입장권 등을 주로 다뤘다. 최초로 판매한 상품은 에버랜드 자유이용권을 60% 할인한 1만 4900원에 판매한 딜이었는데, 24시간 만에 10만 장이 팔리며 매출 15억 원을 기록했다. 현재는 2012년 대표이사를 역임한 박은상 대표가 위메프를 이끌고 있다.
티몬으로 잘 알려진 ‘티켓몬스터’는 당시 신현성 대표가 친구 4명과 함께 100만원씩을 갹출해 출범했다. 사업 초기 지역을 기반으로 한 사업이 핵심이었다. 홍대 맥주 전문점 ‘캐슬프라하’ 이용권 반값 할인 판매를 시작으로 서울, 부산 등 전국의 맛집과 헤어, 뷰티 등 다양한 이용권을 소비자들에게 판매했다.
사업이 성장하게 된 계기는 각 사마다 다르다. 다만 당시 이들의 선택은 현재의 사세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먼저 쿠팡은 2014년 도입한 ‘로켓배송’이 핵심이다. 쿠팡은 상품 직매입과 익일배송을 원칙으로 하는 로켓배송을 도입하면서 온라인 유통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엄마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로켓배송은 쿠팡이 2015년 국내 이커머스 기업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데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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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직매입 서비스인 ‘원더배송’과 ‘신선생’을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가격에만 집중하기 위해 과감하게 사업을 정리하거나 축소했다.
티몬은 매년 20% 이상씩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모바일 시장 진출을 서둘렀다. 2011년 7월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앱)을 처음 선보인 데 이어, 그해 11월에는 아이폰용 앱도 출시했다. 다른 채널처럼 상품명을 입력하고 최저가를 찾는 ‘검색형 채널’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쇼핑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탐색 중심’의 큐레이션 기능도 강화해 왔다.
현재 티몬의 모바일 매출 비중은 85%에 이른다. 이 같은 모바일 차별화는 티몬이 현재 내세우고 있는 ‘타임커머스’라는 새로운 개념의 마케팅을 시작하는데도 기반이 됐다.
이제 이들은 소셜커머스로 불리지 않는다. 소셜커머스의 영역을 넘어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중개하는 이커머스 업체로 성장한 것이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는 매달 발표하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서 온라인에 포함된 13개 업체를 온라인 판매중개업체와 온라인판매 업체로 구분하지 않기로 했다. 온라인쇼핑몰이 판매와 판매중개를 병행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쿠팡과 위메프, 티몬도 당연히 여기에 속한다.
이들의 거래액만 더해도 20조원이 훌쩍 넘는다.
쿠팡은 지난해 13조원의 거래액을 올린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성장했다. 사상 처음으로 10조원 대에 진입한 것이다. 3명이던 직원도 쿠팡맨 6000여명을 포함, 직간접 고용 2만 5000명으로 늘었다.
가격에 집중하고 있는 위메프 역시 가격을 낮춤으로써 소비자와 파트너사를 모으고, 이를 기반으로 더 큰 수익을 창출해 다시 가격에 재투자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위메프의 거래액은 2018년 5조 4000억원에서 2019년 6조 5000억원 수준까지 늘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타임커머스를 자임하는 티몬은 매달 1일 ‘퍼스트데이’, 10분 동안 진행되는 ‘10분어택’, 100초 동안 결제까지 마쳐야 하는 ‘100초어택’ 등을 진행하며 고유의 영역을 확장했다. 거래액도 지난 2018년 기준 약 4조원에서 지난해 5조원 내외로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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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승 단국대 교수는 “소셜커머스에서 시작한 업체들이 10년 동안 사업을 진행하면서 과오도 있었지만 온라인 쇼핑 분야를 아마존 등 굴지의 해외기업으로부터 지켜내는 방어막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라며 “치열한 경쟁을 통해 국내 이커머스의 성장을 이뤄냈다는 점은 국가 산업적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