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반대해도 잇달아 통과”…체면 구긴 국민연금

지난해 3Q 기준 부결 단 7건…비중 1.34%에 불과
"동떨어진 결정 문제" vs "주총 무게중심 잡아줘"
  • 등록 2021-01-07 오전 12:10:00

    수정 2021-01-07 오전 9:45:07

[이데일리 이광수 조해영 기자] 국민연금이 이번에도 체면을 구겼다. 작년 LG화학 배터리부문 분사 안건에 이어 대한항공의 유상증자를 위한 정관변경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지만 결국 가결됐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원회(수탁위)의 독립성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수년째 시장과 동떨어진 결정을 내리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6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민연금은 총 523건의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으나 이 중 실제 부결로 이어진 건은 단 7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중으로 따지면 1.34%에 그친다.

이 같은 현상은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지난 2017년 373건 중 7건이 부결돼 부결률 1.87%를 보였고 2018년 539건 중 1.11%. 2019년 625건 중 3.36% 등 부결비중은 1~3%에 그쳐 국민연금의 뜻대로 실제 부결로 이어진 경우는 많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시장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주주들의 의견이 반영된다고 봤을 때, 국민연금이 매번 시장과 동떨어진 결정을 내리는 것에 대해 우려감이 든다”며 “수탁위원의 전문성을 제고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탁위의 독립성이 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사용자·근로자·지역가입자 등 이해집단의 추천을 받아 뽑다 보니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고 결국 다른 주주들을 설득하지 못하는 점도 문제라는 것이다. 국정농단 사건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했다는 이유로 곤혹을 치뤘던 만큼 면피용 결정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소액주주의 가치 훼손에 무게를 두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 주가는 반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반대표를 던졌던 LG화학의 경우 반대 의결권 행사 당시 60만원이었지만 이날 89만원에 마감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하락마감했지만 장중 한때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고 종가 기준으로도 0.35% 하락해 약보합에 그쳤다.

다만 다른 주주들과 의견이 달라도 투자자와 시장 측면에서는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상장 주주총회는 오너들이 거의 장악하고 있다고 봐도 큰 문제가 없다”며 “국민연금이 합리적인 집단 의사결정을 통해 반대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한쪽으로 쏠린 주총의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박결, 손 무슨 일?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 한라장사의 포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