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와글와글]밀짚모자 벗은 이정현

  • 등록 2016-08-13 오전 8:00:00

    수정 2016-08-13 오전 8:00:00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자료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가난한 사람들 사회적 약자들 방황하는 청년문제 해결부터 시작하겠다. 모든 답은 현장에서 찾겠다.”

국민과 당원의 10만8738표 중 4만4421표(40.9%). 비박 단일후보인 주호영 후보(3만1946표·29.4%)를 약 10%포인트 차이로 누른 이 신임 대표는 당기를 힘차게 흔들어 보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난 9일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서 당선된 직후입니다. 그는 또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정치개혁과 당혁신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죠. 이날도 어김없이 등장한 게 있습니다. 바로 ‘밀짚모자’입니다. 밀짚모자는 그를 친서민 여당 국회의원으로 만들었고 현장에서 소통하는 의원은 ‘밀짚모자를 쓴 이정현’이라는 인식을 갖게끔 했습니다. 그만큼 이 대표에게 밀짚모자는 정말 고마운 소품(?)인 셈이죠.

이제는 당 대표가 된 그에게 주변에서 밀짚모자는 이제 그만 벗어 두라고 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1일 청와대 오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실 제가 이번에 당 대표가 되면 성주에 가서 다른 위치에서 진지하게 지역민들을 만나서 대화하고 거기에서 자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취소했다”고 했습니다. 이유인즉 “이런 상황 속에서 실질적인 설득과 정부의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다른 최고위원이 했기 때문”이라고 했죠. 그렇게 결국 밀짚모자를 벗었습니다.

밀짚모자를 벗은 이정현식 소통방식은 달랐습니다. 지난 10일 이 대표는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 “여당이 야당처럼 대통령과 정부를 대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여당이 자기 본분과 지위, 신분을 포기한 것”, “대통령·정부와 맞서는 것이 마치 정의처럼 인식한다면 여당 소속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했습니다. 당청 소통에서 견제와 균형이 아닌 수직적 관계가 되리라는 것을 예감할 수 있는 발언인 셈이죠.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는 대통령의 비서가 아니다”라며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최고위원회의를 전면 비공개하면서 당내 소수파의 언로를 차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낳기도 했죠. 이번 최고위의 면면을 보면 9명 중 비박은 단 1명뿐입니다. 8명이 친박이죠. 이 대표는 이번 방침에 대해 “국민 상식적으로 보면 공개발언으로 1시간 남짓한 회의시간에서 50분을 쓰고 나면 민생 관련한 안건을 다룰 시간이 부족해 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정현식 소통, 한 최고위원의 말을 빌려 “아직은 한 번 지켜봐야” 하는 것이겠죠. 그것이 변화일지 퇴행일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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