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착공이 코앞인데 시공사 교체…왜?

방배5구역 "제2금융권서 사업비 대출 조건 불리"
오는 18일 조합원 총회서 시공사 계약해지 논의
과천주공1단지, 공사비 600억 늘자 계약 해지
지분제서 조합 수익 배분 많은 도급제 추진키로
  • 등록 2017-03-07 오전 5:00:00

    수정 2017-03-07 오전 10:20:54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관리처분인가까지 받아 재건축 사업 ‘9부 능선’을 넘은 서울 강남권 아파트 단지들이 시공사 갈아타기에 나서고 있다. 사업 지연에 따른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조합원에게 좀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건설사를 찾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발표된 11·3 부동산 대책 이후 주춤하던 강남권 재개발 시장이 최근 다시 온기를 띠면서 독자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갑질 못 참아”…과천1단지·방배5단지 시공사 교체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방배2동 방배5구역 재건축 조합은 이달 18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시공사 계약 해지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방배5구역 시공사는 GS건설(006360)과 롯데건설, 포스코건설이 컨소시엄을 맺은 프리미엄 사업단이다.

방배5구역은 지난해 7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고 철거 및 착공을 위한 이주를 앞두고 있다. 일반분양이 코 앞에 와 있는 상황에서 조합이 시공사 교체라는 강수를 두게 된 것은 시공사 측이 제출한 사업비 대출 조건 등이 불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조합 관계자는 “시공사 측에서 사업비 대출을 증권사나 캐피탈과 같은 2금융권에서 진행하는 안을 제시했다”며 “이대로는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도 지난달 28일 포스코건설을 대신할 새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했다. 시공사 선정에 도전한 회사는 GS건설·현대건설(000720)·대우건설(047040) 등 3곳으로 모두 메이저 브랜드다.

과천주공1단지 역시 관리처분계획 인가는 물론 철거 작업을 위한 이주까지 마친 상태다. 그러나 포스코건설이 설계 변경을 이유로 공사비를 600억원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자 결국 조합은 지난 1월 총회를 열어 시공사 계약을 해지했다. 조합 관계자는 “응찰한 건설사가 제출한 제안서를 면밀하게 검토해 오는 26일 시공사를 선정할 것”이라며 “관리처분계획 내 사업비 부분만 정정하면 되기 때문에 관리처분계획 변경인가를 쉽게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반분양 성공 예감…사업 방식도 지분제→도급제로

조합이 시공사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새 시공사를 찾는 바탕에는 일반분양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방배5구역은 17만 6496㎡에 달하는 강남권 최대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지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이 일대는 최고 33층짜리 총 3080가구의 매머드급 단지로 변신한다. 방배동 일대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충분한 데다가 장재터널 개통, 정보사 부지 이전, 사당역·이수역 통합 개발 등 호재도 풍부해 시장에서는 높은 미래가치가 있는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과천주공1단지가 입지한 과천 역시 ‘준강남’으로 불릴 정도로 입지가 좋은 곳이다. 강남과 가깝고 교육·환경·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과천주공1단지는 지하철 4호선 과천역과 맞붙어 있는 초역세권인 데다가 과천중·과천외고 등도 인근에 있다. 앞서 지난해 분양한 ‘래미안 과천 센트럴스위트’(과천주공7-2 재건축 단지)는 3.3㎡당 평균 2678만원의 분양가에도 계약 5일 만에 ‘완판’(100% 계약)됐다. 재건축 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과천시 중앙동 아파트값은 지난해 1분기 3.3㎡당 3131만원에서 올해 2월 말 3626만원으로 15.7% 뛰었다.

집값 상승 기대감에 조합 측은 사업 방식을 지분제에서 도급제로 바꾸고 있다. 지분제란 시공사가 일종의 투자자로서 이익과 손실을 모두 떠맡는 구조를 말한다. 방배5구역 조합은 시공사 측이 일반분양의 책임이 있고 일반분양가가 3.3㎡당 3100만원 이상이면 이익을 조합과 시공사가 반반씩 나눠 가지는 확정지분제를 채택했다. 그러나 현 시공사 측과의 계약 해지를 마무리짓고 새 시공사와 체결하는 계약에서는 도급제를 채택할 예정이다. 방배2동 Y공인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방배5구역 일반분양가가 3.3㎡당 3600만~3800만원 선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도급제로 바뀌면 비례율(정비사업 전·후 사업가치)이 높아져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수익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과천주공1단지도 어떤 시공사와 계약을 맺든 도급제로 사업 방식이 변경된다.

다만 사업 중간에 시공사를 교체할 경우 각종 분쟁에 휘말리며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방배5구역 시공사 측은 “조합 측의 요구사항 세 가지(자금 집행, 주택보증공사 보증, 지분제→도급제로 사업방식 전환)를 모두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공사 해지를 강행하는 것에 대해 안타깝다”며 “시공사 계약 해지가 강행될 경우 법적 소송 역시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천주공1단지 역시 시공사 재입찰 과정에서 잡음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우리나라 재건축 시장에서는 확정지분제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약정했던 지분율이 결국 내려가는 모습이 빈번하게 나타난다”며 “결국 조합이 시공사를 바꾸면서까지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급제는 조합이 100% 분양에 대한 책임을 지는 만큼 사업 속도를 저해할 요소가 없는지 더욱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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