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가정용 전기료를 누진해서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을 이끌어낸 곽상언(46·사법연수원 33기·사진) 법무법인 인강 대표변호사는 29일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비록 1심 판결이기는 하지만 법원이 한전의 가정용 전기료 누진제 적용이 부당하다고 인정한 것은 전날 인천지법 판결이 처음이다. 법원은 “주택용 전력에만 누진제를 도입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면서 869명이 한전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청구소송에서 사실상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 소송을 맡은 게 곽 변호사다. 그는 유사 소송 12건을 대리해서 소송을 냈고, 1심에서 여섯 번 지고 이번에 처음으로 이겼다. 소송 성적표는 초라하지만, 전날 판결에 거는 기대가 크다. 곽 변호사는 “여태껏 패소한 판결은 판사 1명이 한 단독 사건이었지만, 이번 판결은 부장판사와 판사 2명이 한 합의부 사건”이라며 “아무래도 남은 소송 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소송에서 법원은 한전의 전기료 원가를 판단 기준으로 삼았는데, 한전은 자료를 내지 않았고 소비자는 자료에 접근할 길이 없어서 패소했습니다. 그런데 누진제 적용이 합당한지 따지기 위해 전기료 원가가 얼만지 볼 필요가 없습니다. 이번 판결은 원가를 따지지 않아서 결과가 달라진 것입니다.”
인강은 박근혜 전 대통령 상대 위자료 청구 소송인단도 모집 중이다. 이 사건도 곽 변호사가 대리한다. 그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라서 유독 눈이 간다. 피고 박근혜와 장인 노무현 사이에 선 곽상언은 변호사일 뿐 사위가 아니라고 했다. “의미있는 사건이고, 사건은 사건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노무현의 사위라는 게 소송에는) 도움이 되진 않는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