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베트남 한국상공인연합회(코참)에 따르면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6000개를 넘어섰다. 그중 제조업 부문이 70%를 상회할 것으로 코참은 추정하고 있다. 최동철 코트라 하노이무역관 팀장은 “지난 3년간 신규법인 통계수치를 따져보면 한국공장이 일주일에 4개꼴로 생겨난다고 볼 수 있다”면서 “한국 기업은 베트남을 제2의 글로벌 생산기지로 만든 일등공신이자 베트남 경제를 움직이는 큰 축”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붕따우성에 120만t 규모 냉연공장
지난해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25.3%를 책임진 삼성은 베트남의 국민기업으로 통한다. 1995년 삼성전자 베트남 판매법인이 세워진 뒤 23여년 기간 동안 통큰 기술(R&D) 및 시설 투자는 물론 인력 개발에 힘써온 덕분이다. 2017년 말 현재 삼성계열사 전체 현지 고용인력 수는 16만명에 달한다. 기본 급여 수준은 오퍼레이터 540만동, 대졸신입의 경우 1070만동으로 상위권이다. 덕분에 삼성은 베트남평가조사전문기관 베트남리포트가 발표한 ‘2017년 번영하는 베트남 기업 톱500’ 리스트에서 베트남 최대 국영기업인 석유가스그룹(Petrovietnam)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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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12개 법인과 2개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철강공급부족 국가인 베트남이 인프라 투자와 도시화를 확대하면서 포스코 현지법인들의 실적도 개선되는 중이다. 포스코는 베트남의 경제가 더 발전하면 고급철강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들어 베트남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15년 협력사와 함께 80만㎡규모의 부지에 ‘하이퐁캠퍼스’를 조성하고 2028년까지 약 15억달러 투자 계획을 밝혔다. 하이퐁캠퍼스에서는 TV·휴대폰·세탁기·청소기·에어컨 등을 생산한다. 베트남 내수 공급 및 원가경쟁력을 내세워 아시아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의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포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풍부한 노동력과 베트남 제3의 도시이자 항구도시면서 중국과도 가까운 하이퐁의 지리적 이점, 베트남 정부의 법인세 혜택 등을 활용해 글로벌 생산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文정부 신남방정책에…한기업 투자 확대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힘입어 SK·효성·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들도 베트남 투자 확대에 나섰다. 신남방정책은 미·중 수출의존도를 줄이고 아세안 쪽 수출 루트를 강화하는 ‘문재인표 외교’의 주요 키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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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측은 “폴리프로필렌(PP) 일괄생산체제 구축을 통해 글로벌 PP 업체로 성장코자 베트남에 신규 법인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효성은 지난 2007년부터 호치민시 인근의 연짝 공단에 베트남법인을 설립한 이후 현재까지 약 15억달러를 투자했다. 연짝 공단 내 한국 기업으로는 최대 투자다. 축구장 90개 이상 크기인 약 120만㎡ 규모의 부지에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스틸코드 △전동기 등 핵심 제품을 생산 중이다. 현지 채용인 규모도 7000명을 넘어섰다.
SK 최태원 회장도 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 회장은 해외진출에 있어서 외국 기업이 아닌 토종기업으로 인식되도록 완전히 뿌리내려야 한다는 ‘인사이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베트남을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닌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대기업, 협력사와 동반진출 생태계 조성
베트남 주재원들은 “2000년대 들어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완성품 제조사가 투자를 이끌고 부품 협력사가 동반 진출하면서 거대한 산업 생태계가 형성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한국기업이 만들어낸 베트남 생산시설은 제조경쟁력뿐 아니라 현지 경제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최근들어 한국 금융·서비스업 등의 진출은 베트남의 산업구조를 또 한번 바꿔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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