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면서 살 빼고 애들 산책 시켜요"…도보배달 나선 여성들

우리동네 딜리버리·배민 커넥트, 여성 배달원 25~30%
전문 배달대행 남성 비중 90% 이상…성비 차이 확연
아이들과 산책하거나 걷기 운동하려는 여성들 많아
  • 등록 2020-10-06 오전 5:30:00

    수정 2020-10-06 오전 5:30:00

우리동네 딜리버리 CF 한 장면.(사진=GS리테일)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배소현(37·여)씨는 최근 오전 11시마다 네 살배기 아들과 집을 나선다. 걸어서 편의점 물건을 전달하는 ‘도보 배달’을 하기 위해서다. 배씨는 약 2시간 동안 동네 곳곳을 아들과 산책하면서 수입도 올릴 수 있는 만족스러운 아르바이트라고 했다.

취업준비생 이 모 씨(28·여)는 별 다른 일정이 없는 날이면 점심·저녁에 도보 배달 아르바이트를 한다. 이씨는 “취업 공부와 전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것이 어렵고 집에 오래 있으면 부모님 눈치도 보인다”라면서 “점심·저녁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면 용돈을 벌면서 운동도 겸할 수 있어 꾸준히 하는 편”이라고 했다.

도보 배달 아르바이트에 나서는 여성이 늘고 있다. 기존 배달 대행업과는 달리 별도로 이륜차 면허가 필요치 않아 진입 장벽이 낮은데다 자신의 시간에 맞춰 일을 하고 끝내면 돼 시간 관리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야외 활동이 제한되면서 부족한 운동량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의 도보 배달 서비스 ‘우리동네 딜리버리’에 등록한 배달원 중 약 30%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에게 배달 콜을 분배하는 배달의민족의 배달 서비스 ‘배민커넥트’에 등록한 배달원 역시 25%가 여성이었다. 배민커넥트의 경우 배달 수단 중 도보를 선택할 수 있다.

CU와 손 잡고 도보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엠지플레잉도 여성 배달원 비중이 60%에 육박한다. 엠지플레잉은 CU 외에도 SPC와 계약을 맺고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등을 대상으로 도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엠지플레잉 측은 여성 배달원 가운데서도 가정주부의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배달대행업에서는 남성 배달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배달대행 서비스 ‘바로고’에 등록한 배달대행업자 중 남성의 비중은 95%에 달하고, 배달의민족의 경우 배달원 중 99%가 남성이다. 요기요 또한 전업 배달원 중 여성은 단 2명에 불과하다.

전업 배달 업자와 달리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만 배달 일을 할 수 있단 점이 여성, 특히 주부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루 일과 중 가사노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전업 주부들의 경우 전일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GS리테일의 우리동네 딜리버리나 배달의민족의 배민커넥트의 경우 자신이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주문 콜을 받을지 여부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30분이든 1시간이든 자신이 원하는 시간만큼만 일할 수 있는 셈이다.

코로나19로 집안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아이와 산책 등 가벼운 운동을 원하는 여성들이 많아진 점도 도보 배달 아르바이트를 찾는 주된 이유다. 서울시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장 우려하는 사항으로 ‘운동부족으로 인한 건강문제’를 꼽은 사람이 36.8%로 가장 높게 집계됐다.

운동할 시간을 별도로 내기 어렵거나 헬스클럽 등 사람이 밀집한 곳에서 운동하기 꺼리는 여성들이 돈을 벌면서 운동도 할 수 있는 도보 배달을 하나의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운동을 겸해 도보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는 여성들의 후기가 줄을 잇고 있다.

김규영 엠지플레잉 대표는 “도보 배달은 별도의 배달 기술이 필요치 않고 일할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어 여성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다”라면서 “특히 편의점의 경우 브랜드별로 전국에 1만 개가 넘는 매장이 있어 도보 배달을 소일거리로 삼는 가정주부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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