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전문가 진단]"서두르다 정쟁 번진 탈원전…큰 그림 봐야"

김창섭 가천대 교수 인터뷰
  • 등록 2017-07-18 오전 6:05:00

    수정 2017-07-18 오전 6:05:00

김창섭 가천대 교수.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과속을 했다. 친핵이냐 반핵이냐를 떠나 너무 급하게 추진한 것은 확실하다.”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 제6,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위원 등을 역임했던 에너지 전문가 김창섭 가천대 교수는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탈원전 정책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문재인 정부가 공약을 지키기 위해 서두르는 과정에서 탈원전 정책이 근본적인 방향성을 잃고 소모적인 ‘정치적 싸움(정쟁)’으로 번졌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문 정부는 탈원전 공약의 대표적 실천 과제로 신고리 원전 5·6기 백지화로 지목했으며, 이를 지나치게 서두르다보니 ‘원전은 나쁘다’는 식의 감정적 정쟁으로 번지고 말았다”며 “원자력업계 뿐 아니라 원자력 관련 학문마저 모두 붕괴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니 강한 반발이 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원자력업계 내에는 이번에 신고리 원전 5·6기 건설이 중단될 경우 향후 건설 추진 예정이었던 모든 원전 역시 모두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당장 수만명에 이르는 원전 관련 종사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뿐 아니라 원자력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미래 역시 사라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특히 김 교수는 이번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의 정쟁화가 큰 그림의 에너지 정책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는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몰입하다보니 전체 신사업에 대한 포트폴리오가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며 “이번 정부가 탈원전·석탄화력발전 저감 정책을 위해 풀어야할 과제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총 100기가와트(GW)가 넘는 전력시장을 두고 당장 2.8GW에 불과한 신고리 원전 5·6호기 백지화 정쟁에만 매달린다면 전 정부와 마찬가지로 포트폴리오 전체가 무너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김 교수는 이번 탈원전을 정쟁화시키 말고 정부와 원자력계 양측이 적절한 시간을 두고 타협이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학계 내에서는 이미 짓기 시작한 신고리 원전 5·6호기는 추진하되, 이미 가동 중인 원전 폐기를 앞당기는 등의 대안들을 제시해왔었다”며 “향후 진행될 공론화 과정을 통해 타협을 끌어내야한다”고 주장했다.

3개월간 진행될 공론화 과정에 대해서는 마찬가지로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는데 당시 20개월의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내부 합의를 하는 데도 부족하더라”라며 “좀 더 넉넉하게 시간을 갖고 양측간 양보를 이끌어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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