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짖어야 재앙 물러나'…수호·의리 상징

2018년 무술년 '황금개의 해'
삼국유사 등에 충정에 대한 기록
주술적으로 재앙 물리치는 의미
유생들에게는 최고의 의례음식
  • 등록 2018-01-01 오전 5:30:00

    수정 2018-01-01 오전 5:30:00

‘십이지신도 술신 초두라대장’(사진=국립민속박물관)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무술년은 ‘개의 해’다. 12지신 중 열한 번째 동물인 개는 방향으로는 서북방향, 시간으로는 오후 7시에서 9시를 지키는 방위신이자 시간신이다. 또한 오랜시간 인간과 함께한 동물로 수호와 의리를 상징하며 모든 동물 중 가장 인간과 가까운 동물로 손꼽힌다.

개의 충정과 의리는 문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일연(1206~1289)이 쓴 ‘삼국유사’에는 백제 멸망에 앞서 수도였던 사비성의 개들이 왕궁을 향해 슬피 울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전북 임실군에 전해 내려오는 오수견의 이야기도 유명하다. 신라시대 개를 매우 사랑하는 김개면이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어디를 가든 개를 꼭 데리고 다녔는데, 어느 날 술을 마시고 그만 산에서 잠이 들고 말았다. 마침 산불이 나는 바람에 목숨을 잃을 위험에 처했는데, 개가 물에 들어가 온몸을 물에 적셔 불더미에서 뒹굴기를 수백 번, 주인을 살려내고야 말았다. 결국 주인을 지킨 개는 그 자리에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이암의 ‘모견도’(사진=국립중앙박물관).


개는 풍속화에도 많이 등장한다. 특히 조선시대 화가 이암(1507~1566)은 개를 그리기를 즐겨했다. 개의 그림은 주술적인 의미도 담고 있다. ‘동국세시기’에는 ‘개 짖는 소리에 묵은해의 재앙이 나간다’고 적혀 있다. 주술적 의미를 담은 개 그림은 ‘개견사호도’라고 하는데 보통 다락방에 많이 붙여 놓았다.

인간이 개와 함께 한 세월은 역사가 기록되기 훨씬 이전으로, 과학자들은 약 3만 3000년 전부터 개와 인간이 공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인간과 함께하면서 개의 모습은 늑대의 형태에서 작고 둥글둥글한 외모로 바뀌었다. 그 과정에서 무리하게 귀여운 외모를 추구한 인간에 의해 고통을 받는 개들도 있었다. ‘티컵강아지’로 불리는 소형견이 대표적인데, 이들은 너무 작은 몸집 탓에 태아를 출산하는 과정에서 상당수가 목숨을 잃는다.

한국에서는 개를 오래전부터 식용으로 키웠다. 향촌의 선비 유생들이 서원에 모여 학덕이 높은 이를 주빈으로 모시고 술을 마시는 향촌의례의 하나인 ‘향음주례’ 행사에서 개고기는 가장 귀한 의례음식이었다. 최근에는 반려견으로 등극한 개를 키우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식용을 반대하는 움직임 역시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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