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운명의 일주일'…관건은 ‘복지후생비’ 축소

無성과급에도 1500억원 더 줄여야 흑자 구조
복지후생비 못 줄이면 AS센터 구조조정 가능성
  • 등록 2018-03-19 오전 6:05:00

    수정 2018-03-19 오전 6:05:00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한국GM 노동조합(노조)이 올해 기본급 동결과 성과급 미지급에 동의한 가운데, 복지후생비 부문에서도 협력할지 이목이 쏠린다. 일각에선 이번 임금 및 단체협상(이하 임단협) 교섭에서 복지후생비 절감에 실패할 경우 직영 정비사업소(AS센터)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노조 복지후생비 삭감도 동의할까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사는 19일 오전 부평공장 본사에서 2018년도 5차 임단협 본교섭을 진행한다. 지난 7일 4차 교섭 이후 10여일 만이다.

그 사이 노조는 임단협 요구안을 완성해 사측에 전달했다. 노조의 임단협 요구안에는 ‘2018년 임금 인상과 2017년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앞서 지난 12일 한국GM 노조가 속한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올해 기본급 인상률 5.3%를 요구하는 통일 교섭안과는 전혀 상반된 결론이다. 노조의 계속된 비협조에 사회 여론이 계속해서 부정적으로 형성되는 데에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노조는 이번 요구안에서 사측 교섭안의 또 다른 핵심인 ‘복지후생비 삭감’에 대해서는 양보의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노조는 이날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한 뒤 “GM은 마치 노동자들이 모든 사태의 원흉인 것처럼 호도하며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비판한 뒤 회사 측 요구안에 대해 “노조를 무력화하고 노동조건을 수십 년 전으로 되돌리려는 임단협 개악안을 노조에 던졌다”고 비난했다.

사측은 교섭안에서 단체협약 개정 사항으로 휴양숙박시설 이용 복지포인트를 비롯해 장기 근속자 대상 행사(위안잔치) 시행, 설·추석 복지포인트 지급, 근속 3년 이상 대상 자가운전보조금 지급, 초등학교 취학 전 유아교육비 지급 등 현재 제공하고 있는 여러 복지 프로그램을 대거 축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임단협 교섭에서 복지후생비를 못 줄이면 한국GM은 앞서 단행한 군산공장 폐쇄, 희망퇴직 등의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년간 한국GM의 누적 적자는 무려 3조원으로, 연간 평균 순손실액이 7500억원에 이른다.

이달 2일까지 부평·창원·군산공장에서 약 240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는데, 한국GM은 이를 통해 줄어드는 연간 인건비 및 부대비용 규모를 3500억~4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노조가 성과급을 받지 않는 데 동의한 만큼 사측은 약 1400억원 정도의 인건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고액 연봉의 임원 수를 계획대로 35%(전무급 이상)~50%(외국인 임원) 축소하고 다양한 경상비 절감 방안을 시행하면 연 500억원 안팎의 지출도 추가로 막을 수 있다.

지금까지 구조조정으로 한국GM은 연 약 6000억원 정도의 비용을 줄인 셈이다. 하지만 연간 적자 규모 7500억원과 비교하면 아직 1500억원을 더 줄여야 한다.

한국GM이 복지후생비 삭감을 강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재 비급여성 복지후생 비용이 연 3000억원 정도인데, 교섭안을 노조가 수용해야 약 절반인 1500억원을 줄여 흑자 전환 기반이 갖춰진다는 설명이다.

AS센터 구조조정도 노조 반발 예상

이번 교섭에서 복지후생비 축소에 끝까지 노조가 반발할 경우 결국 한국GM은 ‘다른 구멍’을 막아 적자 구조를 손봐야 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내부적으로 ‘직영 AS센터 구조조정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GM은 서울(양평·성수점), 부산, 대전, 인천, 광주, 원주, 전주, 창원 모두 9곳에 직영 쉐보레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직영 센터 근무 직원은 약 700명이었지만 이번 희망퇴직 과정에서 약 200명은 이미 퇴사를 신청했다.

이들 직영 AS센터는 연간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자의 가장 큰 이유는 인건비 등 고정비용 대비 낮은 효율성이라는 게 사측의 주장이다.

따라서 임단협 교섭을 통해 비용 절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한국GM은 대안으로서 직영 AS센터를 없애거나 최소 수준으로 축소하고 ‘완전 외주(아웃소싱)’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지금도 한국GM은 지정서비스, 부분 정비소 등의 형태로 400개 외부 업체에 정비업무를 맡기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복지후생비 삭감뿐 아니라 직영 AS센터 폐쇄·축소에도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도 지난 15일 요구안의 두 번째 조항에서 “회사는 정비사업소 시설투자와 관련, 2013~2015년 단체교섭에서 합의한 사항을 신속히 이행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노조가 언급한 정비사업소 관련 합의 내용은 직영 정비사업소 수 확충, 리모델링, 작업환경 개선 등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임금 동결과 성과급 지급이 불가능한 상황을 노조가 이해해준 것은 고맙고 다행스럽지만, 여전히 학자금 등 비급여성 복지후생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며 “따라서 경영정상화를 위한 비용 절감 차원에서 복지후생비 삭감은 필수적이고, 실현되지 않는다면 다른 구조조정 방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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