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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19일·현지시간)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미 민주당 TV토론 ‘데뷔전’에 대해 미 CNN방송의 정치 평론가인 바카리 셀러스는 내놓은 관전평이다. 셀러스는 블룸버그 등장을 단 한마디로 요약했다.
“끔찍했다(god-awful)!”
예견됐던 공세에도 ‘휘청’…“토론 준비직원 해고해야”
사실 블룸버그의 첫 데뷔전이 ‘1:5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건 이미 예견됐었다.
예상대로 의례적인 덕담조차 없이 시작된 토론에서 나머지 5명의 후보는 대(對) 블룸버그 공세를 폈다. 그러나 블룸버그의 방어는 ‘기대 이하’였다. 토론 초반 말을 더듬는 등 긴장한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기까지 했다.
셀러스는 블룸버그의 토론 준비 부족을 질타하며 이렇게 말했다.
“억만장자가 토론 준비를 위해 전혀 돈을 쓰지 않는 것을 보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그가 만약 토론회를 위해 돈을 썼다면, (토론회가 열렸던) 라스베이거스를 떠나기 전 토론 준비직원들을 해고했어야 한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블룸버그를 두고 “불 세례에 화상을 입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없게 됐다”고 혹평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칼럼 기고자들이 매긴 평점을 토대로 블룸버그에 ‘10점 만점에 2.9점’을 줬다. 6명의 후보 중 꼴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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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민주당 대선후보 중 ‘중도’ 대안 카드로 평가받아왔다.
갈수록 곤두박질치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위상, 동성애자로서 확장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등으론 당내 ‘좌파후보’이자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꺾을 수 없다는 논리에서다. 특히 ‘무소속’인 샌더스의 승리는 민주당을 후보도 못 낸 ‘불임 정당’으로 만들게 된다. 게다가 급진적·극단적인 샌더스로는 트럼프와의 ‘1:1’ 대결에서 승산이 없다는 판단도 저변에 깔렸다.
내심 블룸버그를 최대 ‘강적’으로 보고, 최근 공세를 강화했던 트럼프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블룸버그는 이날 유타주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토론이 열린) 어젯밤의 승자는 트럼프였다”고 했다. 자당 후보들이 집중공세를 퍼부었어야 할 대상은 내가 아닌 바로 트럼프여야 했다는 것으로,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셈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트윗을 통해 “우리는 이렇게 또 다른 4년을 보낼 여유가 없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 트럼프를 단임 대통령으로 만들 것이라는 점”이라며 자신이 여전히 트럼프의 대항마임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