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2020 증시] 공모펀드 침체·사모펀드 충격, 펀드의 눈물

④얼어붙은 운용업계, 국내 주식형서 7조원 유출
환매 중단에 개인, 사모펀드 등돌려
직접 투자 열기에 단기 채권·美주식만
'삼전알파'·ESG 등 특색 펀드 '러브콜'
  • 등록 2020-12-18 오전 5:30:00

    수정 2020-12-18 오전 5:30:00

2020년은 우리나라 증시 역사상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것이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전 세계를 덮치면서 증시가 연일 폭락하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역사상 최단 시간내 ‘V자’ 반등을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2800을 향해 가며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웠다. 코로나는 못 잡았지만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록적인 돈 풀기에 유동성이 증시로 몰려들었다. 그 틈에 개인투자자 자금이 증시로 대거 유입되는 ‘동학개미운동’이 일어났다. 고객 예탁금, 거래대금, 신용융자 잔고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각종 이벤트에 울고 웃었던 2020년의 증시를 10가지 주제로 풀어본다. [편집자주]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올해 개인 투자자의 주식 투자 열기는 국내 주식형 공모 펀드로부터 자금 이탈을 가속화시켰다. 북미 주식형이나 초단기 채권 등 일부 유형에는 자금이 몰렸다. 저금리 시대 대안처럼 떠올랐던 사모펀드는 지난해 라임을 시작으로 올해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위축됐다. 그럼에도 정부의 한국판 그린뉴딜 추진과 맞물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처럼 투자자의 시대와 요구를 읽은 상품들은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2배, 국내 주식형서 7.2조 이탈

17일 펀드 정보회사 KG제로인에 따르면 11일 기준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ETF·상장지수펀드 제외)에선 올해 7조2408억원이 빠져나갔다. 지난해 3조1844억원의 2배가 넘는다. 증시가 고공행진하면서 연초 이후 수익률은 26.6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를 국가별로 비교하면 해당 수익률을 넘는 곳은 중국(27.63%)이 유일하다.

상품별로 보면 ‘NH-Amundi코리아2배레버리지’에서 6564억원, ‘신영밸류고배당’에서 6212억원이 환매됐다. 둘 다 증시가 급상승한 7~8월, 11월에 환매가 집중됐다. 차익 실현 목적으로 풀이된다.

국내 주식 주식형 펀드 중 올해 1000억원 이상 모은 펀드는 3개에 불과했다. 글로벌 트렌드이자 정부 정책과 연동되는 ESG 투자(NH-Amundi100년기업그린코리아, 마이다스책임투자)나 비대면 시대 성장주 선호 흐름(미래에셋코어테크)을 반영한 상품들이었다.

믿을 건 미국 성장주·단기채…자금 집중

유형 전체에서는 ‘우리하이플러스채권’이 올해 1조1044억원이 빠져나가 가장 큰 자금 이탈을 보여줬다. 그중 7468억원이 3월에 환매됐다. 여타 채권형 펀드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극에 달한 시기,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채권에도 투자자들이 큰 불안을 느꼈던 것이다. 반면 ‘KB스타단기국공채’(2823억원), ‘우리단기채권’(2762억원), ‘한화단기국공채’(2752억원)과 같은 단기채 펀드는 선호했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에 투자 방향성을 잃은 단기 자금으로 볼 수 있다.

‘AB미국그로스’(5912억원),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5657억원), ‘한국투자글로벌전기차&배터리’(2904억원) 등 북미 주식형이나 해외 IT섹터에 속하는 일부 펀드에 자금이 몰렸다. 기술 혁신을 통해 성장주 중심으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린 미국 증시가 향후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본 셈이다.

삼성전자(005930)와 채권에 투자하는 ‘신한BNPP삼성전자알파’(3633억원)처럼 특색 있는 상품도 사랑 받았다. 하반기 기업공개(IPO) 열기에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1449억원)와 같은 코스닥 벤처 펀드에도 자금이 향했다.

신뢰 잃은 사모펀드, 신규 설정 반토막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1월2일~12월17일) 신규 사모펀드 설정원본은 58조534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0조6288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2017년 76조518억원, 2018년 93억7924억원 등 매년 꾸준히 늘어났지만 올해 들어 2016년 수준(58조9046억원)으로 내려 앉았다.

업계는 라임·옵티머스 등 환매중단 사태에서 원인을 찾는다. 이를 포함해 디스커버리, 알펜루트, 젠투, 팝펀딩, 헤리티지, 호주 부동산펀드 등 8월 말 기준 환매중단 펀드 규모만 6조589억원으로 파악됐다. 부실 운용, ‘깜깜이 투자’, 자산가치 하락 등 환매 중단 원인은 저마다 다르지만 연이어 터지면서 개인 투자자의 신뢰를 잃었다.

지난해 말 사모펀드 개인 투자자 판매잔고는 23조9226억원(5.87%)이었으나 10월 말 18조3041억원(4.30%) 수준으로 규모도, 비중도 떨어졌다. 라임 펀드 환매 중단 가능성이 거론되기 직전인 2019년 6월 27조262억원(7.20%)을 고점으로 이후 줄곧 하락세다.

‘사모펀드 트라우마’는 업계로도 확산되고 있다. 수탁 수수료 대비 책임이 크다는 이유로 시중 은행이 사모펀드 수탁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 사모펀드 운용사가 느끼는 위협은 더 크다. 사모펀드 운용 명가로 알려진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지난 1일 새로운 주식형 공모펀드를 내놓고, 액티브 주식형 ETF로 영역 확대를 고려하는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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