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나면 오르는 대출금리… 빚투·영끌족 어쩌나

지난해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 연 2.79%
일반신용대출 금리도 8년 4개월만 가장 큰 폭 올라
채권, 글로벌 시장 금리 상승에 시중은행 금리도↑
  • 등록 2021-02-08 오전 12:30:00

    수정 2021-02-08 오전 10:55:47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금융 당국 규제에 대출 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지며 ‘가계대출 1700조 시대’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100.6%에 달한다. 역대 처음으로 국가가 1년 간 벌어들이는 돈보다 가계부채가 더 많아졌다. 코로나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주요 선진국(78.0%), 미국(81.2%) 등 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사진=이미지 투데이)
더 큰 문제는 부채 증가 속도다. 한국은행의 ‘2020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년 전보다 100조5000억원 늘어난 988조8000억원에 달한다. 증가폭은 2004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컸다. 게다가 최근 들어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여파로 대출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이자부담 또한 커지고 있다. 은행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68.1%나 된다. ‘대출증가→금리상승→연체증가→부실화’의 악순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저금리에 기대 신용대출 등으로 자금을 끌어모아 주식, 부동산에 투자한 ‘빚투’, ‘영끌족’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신용대출 금리 한달새 0.49% 올라… 8년 4개월만 최대폭 상승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12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지난해 가계대출 금리는 전달보다 0.07%포인트(p) 상승한 연 2.79%를 기록했다. 한은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 지난해 8월 이후 넉 달 연속 상승세다. 가계대출 금리 상승폭도 0.04%p에서 0.05%p, 0.08%p, 0.07%p로 가팔라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기업 대출 평균 금리는 2.72%에서 2.73%로 0.01%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특히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가 꾸준히 올랐다. 12월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59%로 일반신용대출(3.5%), 보증대출(2.69%) 등보단 금리가 낮은 편이지만 전월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5월(2.81%)이후 최고다.

일반신용대출금리도 전월 대비 0.49%포인트 오르면서 3.5%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9월(0.66%p) 이후 8년 4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

반면 가계대출 중 저금리 비중은 낮아지고 있다. 대출 금리는 작년 8월까지만 해도 2.5% 비중이 65.9%를 차지했으나 12월 39.1%로 대폭 감소했다. 특히 2% 미만 금리 비중은 13.1%에서 10.0%로 줄었다. 반면 2.5%이상~5% 미만 금리는 같은 기간 31.9%에서 57.9%로 늘어났다.

이는 시중은행들은 채권 시장에서 국채금리가 오름세를 보이자 대출금리를 올린데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취급한 원리금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는 전월 대비 0.07%p 오른 연 2.85%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일반 신용대출금리도 평균 3.08%로 전월보다 0.41%p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최종 금리는 시장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후 우대금리를 뺀 값으로 결정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권 시장에서 은행들의 자금 조달 금리가 상승하면서 대출금리가 올랐다”면서 “여기에 더해 금융 당국이 대출규제가 강화하면서 시중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는 낮춘 것도 금리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이후 국고채 3년문, 10년물 금리 상승 추이. (자료=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
앞으로가 더 걱정…“국채 찍어내니 금리는 더 오를 것”

문제는 앞으로 금리 인상이 압박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장기화함에 따라 대규모 국채 발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4차 재난지원금과 손실 보전 법제화 등의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국채 발행에 따라 시장에 채권 물량이 많아지면 채권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다.

5일 채권 시장에 따르면 금리조정시기였던 지난해 8월초 0.8% 수준이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현재 연 0.982%로 0.2%p 가까이 상승했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 역시 같은 기간 연 1.281%에서 연 1.793%로 올랐다.

코로나19 백신 공급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꺼내들 것이란 기대감으로 미국 국채 금리도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주요 해외 투자은행(IB)은 올해 연말까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4%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이전에는 한은이 기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지만 금리가 이미 최저 수준인 상황에서 더 하락할 가능성은 없다. 오르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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