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 주식게시판에는 “삼전(삼성전자) 94층 구조대 언제 오나요?”부터 “영끌(영혼까지 끌어다 대출)해서 3000(만원) 박았는데, 환불 안 되나요?”를 묻는 사람까지 삼성전자 개인투자자의 애환이 담긴 이야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94층은 1주당 9만4000원에 매수했다는 것을 뜻한다. 대장주 불패신화를 믿고 주식 초보자들이 삼성전자에 대거 발을 담갔지만 가장 고점에 들어가며 손실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많은 투자전문가는 ‘어떤 주를 담아야 하느냐?’고 묻는 이들에게 삼성전자를 추천해왔다. 그만큼 안전성과 성장성을 대비 저렴한 주식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코스피가 2800선, 2900선, 3000선을 돌파하며 ‘가만 있다 나만 가난해지지 않을까’라는 포모증후군(Fearing Of Missing Out·FOMO)이 발동돼 뒤늦게 주식에 뛰어드는 개인투자자가 삼성전자에 대거 몰리며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했다. 삼성전자는 더 이상 성장성 대비 저렴한 주식이 아니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이전까지만 해도 5만원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11월 외국인의 귀환 이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11월 ‘6만전자’, 12월 ‘7만전자’, 새해 첫 거래일 ‘8만전자’에 등극했다. 그리고 지난달 11일 ‘9만전자’를 뚫었다. 이날 9만6800원을 터치하며 꿈의 목표인 ‘10만전자’까지 내달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조정에 들어가며 8만원대에 내려앉은 상태다. 지난 10일 전 거래일보다 1.33% 하락한 8만1600원(종가기준)에 거래를 마쳤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매도’보다 일명 ‘존버’(이익이 날 때까지 버틴다)를 택하는 이들이 많다. 끝까지 버틴다면 본전은 찾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에 용기를 얻은 개인 투자자들은 ‘존버’를 위해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을 지워버렸다”거나 “MTS에 접속하지 않기 위해 비밀번호를 바꾸고 잊어버렸다”는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9만2000원에 삼성전자를 매수한 한 개인투자자는 “생애 첫 투자였는데, 마이너스여서 당분간 주가를 쳐다보지 않을 생각”이라며 “언젠가 오르지 않을까라는 믿음으로 버텨볼 작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