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불패 무너지나'…1만2천가구 물량공세에 공급과잉 우려

세종 주택보급률·천명당 주택수, 전국 17개 시·도 중 1위
세종서 최근 5년간 8만가구·올해 1만3000가구 추가 공급
행복청, 수요 고려없이 투기열풍 편승 과잉공급정책 유지
세종은 물론 인근 충청권 부동산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 등록 2017-01-23 오전 6:30:00

    수정 2017-01-23 오전 6:30:00

[세종=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1만 200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이 공급된다. 공공과잉에 따른 부동산 가격 급락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22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올해 총 1만 2696가구의 공동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4단계에 걸친 중앙부처 이전이 거의 마무리된 데다 11·3 부동산 대책과 경기 침체, 금리 인상 전망 등 악재가 산적한 상황에서 공급 규모가 과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복도시건설청이 세종시 내 투기 열풍을 잠재우기 위해 수요를 넘어서는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행복도시건설청은 지난해까지 보여준 분양실적과 입주율 등을 고려하면 과도한 공급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올해 세종시 주택공급 ‘물량 늘리고 가격 올리고’

세종시에는 올해 상반기에는 3-3 생활권에 48층 주상복합 700여가구가, 하반기에는 1-5 생활권과 2-4 생활권에 각각 1700여가구, 3500여가구 규모의 주상복합단지가 건설된다. 또한 올해 하반기에는 주택·공공시설 등 생활권 전체를 통합 설계한 6-4 생활권에 3100가구가 추가로 공급된다.6-4 생활권과 4-4 생활권, 1-1 생활권 등지에 특화된 단독주택 단지도 함께 조성된다.

연도별 주택 공급현황을 보면 2012년 1만 8446가구를 시작으로 지난해 1만 5765가구 등 최근 5년간 모두 7만 6455가구가 공급됐다.

입주물량은 올해 1만 6095가구를 비롯해 2020년까지 모두 12만가구다. 인구 증가를 고려하더라도 상당한 물량의 공동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부동산 관련 전문가들은 “지난해 정부의 11·3 대책 이후 부동산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고, 가계부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행복도시건설청의 공동주택 공급이 과도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행복도시건설청의 공급과잉은 세종은 물론 대전과 충남·북 등 인근 지역의 주택시장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주택보급률 자료에 따르면 세종의 주택보급률은 123.1%로 전국 17개 시·도 중 1위다. 2015년 전국의 주택보급률 평균치가 102.3%에 비해 20%이상 높다. 2015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주택수에서도 전국 평균이 383가구인 반면 세종은 453.7가구로 이 역시 전국 1위다.

이충재 행복도시건설청장은 “행정중심복합도시는 현재 정부 계획데로 건설되고 있는 신도시”라며 “행복도시에서는 주택을 짓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주거환경을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고, 최근 수년간의 공동주택 청약율이 고공행진을 계속한 만큼 공급과잉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세종 불패’ 신화 무너지나…충청권까지 악영향 우려

그간 세종시 신도시에서 분양된 아파트는 평균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모든 평형이 1순위에서 마감되는 등 ‘세종 불패 신화’를 써왔다.무엇보다 행정중심복합도시가 갖는 도시적 상징성과 함께 정부가 계획·건설한 도시라는 점에서 충청권은 물론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여기에 중앙부처 이전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행복도시 개발 초기에 부족한 주택과 상업시설 등으로 ‘분양=완판’이라는 공식이 성립했고, 지난해 7월부터 전국구 분양이 시행되면서 실수요보다는 ‘일단 사고보자’는 투기심리까지 겹쳤다.

또한 수년간 계속된 저금리 영향으로 계약금만 넣고 기다리면 웃돈을 받고 팔 수 있다는 기대심리까지 퍼진 결과, 세종시에서의 분양시장은 계속 과열됐다.

그러나 11·3 부동산 규제지역에 세종시가 포함됐고, 까다로와진 청약·대출 규제 등으로 투기 수요가 주춤해진 상태다. 특히 지난해 9월 국민안전처를 끝으로 중앙부처의 4단계 이전이 사실상 마무리돼 몇년간 계속된 폭발적인 인구 유입도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결제원, 지역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5일 포스코건설과 금성백조주택이 분양한 ‘세종 더샵예미지’ 아파트는 768가구 모집에 3만 4003명이 청약해 평균 44.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모든 평형이 1순위로 마감됐지만 그간 세종시 일대에서 분양한 아파트가 평균 수백대의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다.

세종 더샵예미지는 세종시 4-1생활권 내 L4블록과 M3블록에 전용면적 45~109㎡으로 단지 전체가 남향으로 구성돼 분양 전부터 최고 경쟁률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받았던 단지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과 함께 미국발 금리 인상 등으로 세종시 부동산 투기 붐이 서서히 끝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행복도시건설청 관계자는 “세종시 아파트의 실입주율은 90% 이상이다. 주택이 과잉공급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며 “당초 계획데로 2020년까지 12만호 입주를 위해 공급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세종청사 전경. 사진=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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