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종업원으로 있는 식당의 모습은 주문부터 음식 서빙까지 모든 과정이 비대면이었다. 식사 후 테이블 정리만 사람이 했다. 우아한형제들이 구상하는 미래 식당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데일리는 우아한형제들이 구상한 미래 식당의 정식 ‘1호 손님’으로 방문해서 주문과 결제를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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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23일 미래 식당의 청사진을 선보였다. 로봇 종업원이 있는 식당이다. 이곳에선 주문도 앱으로 한다. 매장 이름은 ‘메리고키친’으로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이곳 매장의 점주는 외식업 경력만 10년이 넘는 권향진(42) 사장이었다. 김종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와의 인연 덕분에 이런 실험에 참여하게 됐다. 김 대표는 사업 초기부터 권 사장 외식 매장의 단골 고객이었다.
첫 주문은 간단하면서도 복잡했다. 배달의민족 앱 애용자는 주문 과정이 간단했지만, 이를 쓰지 않는 사람은 앱 설치와 본인인증 과정을 거쳐야 했다. 주문부터 결제까지 전 과정이 배달의민족 앱과 QR코드를 통해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앱 설치 후 본인인증까지 10여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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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금액은 1만5000원이었다. 적립해둔 네이버포인트에서 1만5000포인트가 빠져나갔다. 신용카드, 카카오페이, 휴대폰 요금결제, 직접 계좌 송금 등 결제 수단은 다양했다.
주문 음식은 아이스아메리카노가 먼저였다. 조리가 간편한 덕분이다. 매장 직원이 아메리카노를 추출한 후 모노레일 로봇에 이를 실었다. 모터 소리와 함께 작은 바퀴 굴러가는 소리가 나면서 정확히 테이블 근처까지 왔다. 손을 뻗어 커피를 테이블로 가져왔다. 테이블 옆 벽면에 붙은 ‘확인’ 버튼을 누르자 모노레일 로봇이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 다음은 샐러드였다. 이 로봇은 4개의 음식 쟁반을 동시에 실을 수 있다. 주문된 음식을 직원이 올리고 LCD창에 테이블 번호를 누르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로봇 바닥에 붙은 바퀴가 ‘돌돌돌’ 돌면서 테이블 옆으로 왔다. 음식을 건네 들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로봇에 사전 맵핑(지도 입력)을 해 놨다”면서 “테이블이 옮겨졌거나 사람 등의 장애물이 있을 때 이를 인식하고 피해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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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사장은 “처음에는 반신반의 한 상황에서 일주일 해봤다”면서 “지금은 너무 편리하게 잘 쓴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미래 외식 매장의 청사진 같은 개념”이라고 전했다.
미래 외식 매장의 특징은 ‘무인화’·‘비대면’
이날 우아한형제들이 제시한 미래 외식 매장의 핵심은 ‘무인화’와 ‘비대면’이었다. 사람의 수고를 덜면서 편리하게 음식을 주문해 먹을 수 있는 구조다. 점주 입장에서는 음식 주문과 접수, 결제 사항뿐만 아니라 매출과 비용 관리까지 앱으로 통합적으로 할 수 있다.
로봇은 점주의 일손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실제 우아한형제들은 2017년부터 배달 로봇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해에는 푸드코트에서 서빙을 하는 로봇을 개발해 시범 운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