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읽어주는 남자]부실·성장기업 구별하는 '꿀팁'

'매수' 일변도 증권사 애널 믿지마라…영업·투자·재무활동 현금흐름 분석법
유니티해운, 현금흐름표 잘못 썼다 금감원에 징계받아
  • 등록 2015-01-24 오전 9:00:00

    수정 2015-01-24 오전 9:00:00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매번 주식을 사라고만 외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에게 속았다고 생각하신다면 재무제표, 특히 현금흐름표를 꼼꼼히 살펴보시길 당부드립니다. 현금흐름표 보는 법만 알아도 될성부른 기업인지, 곧 사업을 접을 곳인지를 구별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현금흐름표는 영업, 투자, 재무활동 현금흐름 3가지 항목으로 나눠 기록됩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그야말로 생산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고파는 영업 과정에서 일어납니다. 현금이 많이 들어오면 상품이 잘 팔린다는 의미겠고, 빠져나가는 현금이 있다면 거래처에 외상값을 준 게 되겠지요.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상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기계나 토지 등 생산수단을 사고파는 과정에서의 발생하지요. 새로운 투자를 위해 기계를 들여왔다면 현금이 빠져나갔을 것이고요, 사업을 접기 위해 공장을 팔아치웠다면 현금이 들어오는 모습일 겁니다. 주식, 채권 등 금융상품에 투자할 때 일어나는 현금흐름도 이에 해당합니다.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증자와 배당, 대출 등 자본금과 차입금 등 재무상황에 변화가 생겼을 때 일어납니다. 대출을 받았다면 현금이 들어온 것, 대출을 갚았다면 현금이 빠져나간 겁니다. 회사 돈으로 배당을 했다면 현금은 빠져나간 게 되겠지요.

이쯤 되면 눈치채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현금이 기업으로 들어온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건 아니고 반대로 나간다고 해서 큰일 나는 일도 아니라는 것. 어떤 현금이 들어오고 나가느냐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그럼, 어떤 기업이 좋은 기업일까요. 이해를 돕기 위해 삼성전자(005930)를 예로 들겠습니다.

△자료 : 금융감독원
삼성전자의 2014년 1월부터 9월 말까지의 현금흐름을 보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9조 1407억원으로 플러스,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16조 4949억원 마이너스,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2조 2031억원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상품을 팔아 현금이 들어왔고요, 새로운 생산설비나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데 현금이 나갔으며 대출을 갚거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데도 현금이 나간 겁니다. 안정적인 회사의 모습이겠죠?

영업활동으로 돈이 많이 들어오면 좋겠지만, 돈이 빠져나갔더라도 희망이 없는 건 아닙니다. 카카오톡으로 유명한 카카오가 사업을 시작할 때의 모습을 봅시다.

△자료 : 금융감독원
2011년 1월부터 12월 말까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79억 570만원 마이너스였습니다. 투자활동 현금흐름도 197억 768만원 마이너스였고요, 재무활동 현금흐름만 233억원 플러스입니다. 이를 통해 읽을 수 있는 건 영업활동을 하는 데 부족한 자금과 생산설비를 구입할 때 필요한 돈을 대출이나 증자로 조달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급성장하는 신생 기업이 이런 형태겠지요.

반면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많이 들어온다고 좋은 회사일까요? 생산수단인 기계와 토지, 투자하던 금융상품을 모두 처분하고 있다는 것이니 벌인 사업을 접고 있는 회사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곳의 주식은 사면 안 되겠지요?

자, 기업의 상황을 짐작하는 데 매우 중요한 현금흐름표. 이를 회계기준에 맞게 기록하지 않으면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게 됩니다.

화물 운송을 담당하는 유니티해운은 지난 2011년 선박을 134억원에 사들입니다. 외상으로 샀으니 아직 현금을 주지 않은 돈, 즉 미지급금이 발생한 것이죠. 현금 유출입이 없으니 재무제표 주석에다 기재해야 하지만 이 회사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으로 잘못 분류했습니다. 이런 오류로 제재를 받아 4년 동안 증권발행을 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현금흐름표가 부실기업과 우량기업을 구분하는 ‘요술방망이’는 아닙니다. 하지만 매우 중요한 회계 정보를 담고 있는 건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분석한 현금흐름 패턴 분석표를 아래 첨부하겠습니다. 주식 투자를 하시는 분이라면, 스마트폰으로 캡쳐해서 필요할 때 보시면 되겠네요!

△자료 : 한국공인회계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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