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물들고 매화향 취한 '남도의 봄'

여수 동백꽃에서 광양 매화까지 '봄꽃여행'
겨울을 보내는 꽃 '동백'
봄을 부르는 꽃 '매화'
  • 등록 2015-03-10 오전 6:31:00

    수정 2015-03-12 오후 4:09:50

전남 여수 오동도를 붉게 물들인 동백꽃 터널 아래 조성된 산책로를 걷고 있는 여행객. 동백꽃은 짙푸른 잎과 붉은 꽃잎, 샛노란 수술이 선명한 색상대비를 이뤄 강렬한 인상을 풍긴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해마다 봄이면 다시 남녘으로 향한다. 물고기비늘처럼 반짝이는 해안선을 따라 봄꽃 구경을 나서는 거다. 이만한 봄맞이가 또 어디 있을까. 이른 봄꽃이라면 단연 동백꽃과 매화다. 춘삼월 동백꽃은 푸른 잎과 대비되는 붉은 꽃잎이 더욱 또렷해지고, 매화는 순백의 그윽한 향기를 뿜어낸다. 그렇다고 그중 하나만 보고 온다는 것도 아쉬운 일. 제대로 된 봄꽃 구경이라면 동백꽃과 매화를 한 두릅으로 묶어야 한다. 최소한 이곳 전남 여수와 광양에서는 그렇다. 사실 개화 순서로 따지자면 동백꽃 다음이 매화다. 동백꽃이 겨울을 보내는 꽃이라면 매화는 봄을 알리는 꽃이다. 봄의 입구에서 동백꽃이 후드득 꽃잎을 떨굴 무렵, 남도의 가장 아름다운 봄날을 알리는 매화가 피어나기 시작한다. 그러니 이번 주말에 이곳을 찾는다면 절정으로 치닫는 동백꽃의 낙화와 매화의 개화를 두루 다 볼 수 있는 행운을 안을 수 있다.

전남 여수 오동도에 핀 동백꽃. 짙푸른 잎과 붉은 꽃잎, 샛노란 수술이 선명한 색상대비를 이뤄 강렬한 인상을 풍긴다.
◇겨울을 보내는 꽃 ‘동백꽃’

봄꽃 여행의 출발지점으로 삼기에 맞춤인 곳은 여수다. 여수의 봄꽃은 동백꽃이다. ‘겨울 동’(冬)에 ‘나무이름 백’(柏). 이름대로 ‘겨울의 나무’다. 여기서 피어나는 동백꽃이 가장 아름다운 때는 역설적이게도 꽃송이가 목덜미째 떨어져 융단처럼 깔리는 낙화 무렵이다. 그렇기에 동백꽃은 봄꽃이라기보다 겨울을 보내는 꽃이라 부르는 게 더 어울린다.

여수로 동백꽃을 보러 간다면 십중팔구 오동도를 찾게 된다. 국내 대표적인 동백 군락지 중 한 곳. 오동도는 여수역에서 불과 1.2㎞ 떨어진 섬이다. ‘바다의 꽃섬’ 또는 ‘동백섬’이라 불리기도 하지만 먼 옛날 이 일대에 오동나무가 유난히 많아 오동도라 불렸다. 임진왜란 때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손수 심어서 활로 만들어 썼다는 해장죽(海藏竹)이 많다고 해서 죽섬으로 불리기도 했다. 지금도 섬에는 해장죽을 볼 수 있다.

오동도에는 200여종의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동백나무와 해장죽을 비롯해 참식나무, 후박나무, 팽나무, 쥐똥나무 등이 빼곡하다. 그중 3월의 오동도는 동백꽃이 단연 돋보인다. 섬 곳곳에 자리한 3000여그루의 동백나무가 뿜어내는 자태는 가히 장관이다. 짙푸른 잎과 붉은 꽃잎, 샛노란 수술이 선명한 색상대비를 이뤄 강렬한 인상을 풍기는 동백꽃은 특히 해안가 근처에 군락을 이뤄 풍광이 뛰어나다.

3만 7000여평(약 12만 2300㎡)의 아담한 섬이지만 오동도 속은 별천지. 그야말로 아기자기한 봄동산이 펼쳐진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2㎞ 산책로는 최고의 데이트 코스. 산책로 곳곳에는 무게를 이기지 못한 동백꽃이 꽃송이를 떨구고 화사한 꽃길을 펼쳐 놓았다. 섬을 가득이 채운 수천여그루의 동백나무 군락이 하늘을 뒤덮어 그늘진 숲 속은 마치 우산 속처럼 아늑하다. 해장죽 사이로 몸을 피하면 하늘 아래 모든 게 감춰질 것 같은 비밀 통로가 이어진다. 연인들의 코스다. 오동도까지 동백열차가 운행한다. 열차를 타고 들어가도 좋지만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며 쉬엄쉬엄 걸어가는 맛도 일품이다.

전남 광양의 861번 지방도로변에 만개한 홍매. 홍매는 꽃잎의 색갈이 고운 분홍빛이다(왼쪽). 전남 광양 불고기 전문식당인 금목서 앞 화단에 만개한 매화. 매화는 보통 백매와 홍매로 나눠지지만 저마다 빛깔이 다르다. 이곳 매화는 백매지만 꽃받침이 붉은 덕에 홍조를 띄는 것이 특징이다(오른쪽 윗). 꽃망울을 터트린 백매. 꽃잎은 하얗지만 초록의 꽃받침 덕에 푸른 기운이 감돌아 청매라고도 불린다(오른쪽 아래).


◇봄을 부르는 꽃 ‘매화’

봄을 부르는 꽃은 매화다. 매화는 이른 봄의 꽃나무들이 그러하듯 잎보다 꽃이 먼저 나선다. 유독 꽃이 먼저 피는 꽃나무를 바라볼 때는 감동도 커진다. 아마도 모진 겨울을 이기고 세상에 잎보다도 먼저 나오는 꽃이 애틋하고 대견하기 때문일 게다. 매화가 특히 그렇다. 게다가 어느 봄꽃보다도 이른 꽃소식을 전해주니. 여수에서 광양으로 운전대를 돌린 것은 순전히 그 매화 때문이다. 길가 양지바른 곳에 매화나무가 꽃망울이 틔웠다는 소식에 들썩이는 마음을 누를 길이 없었다.

광양에는 매화마을이나 홍쌍리여사로 유명한 청매실농원 등 매화로 유명한 관광지가 많다. 섬진강다리에서 강을 따라 이어지는 861번 지방도에 매화가 일부 활짝 피었다. 곧 중순이면 이 일대의 매화는 팝콘 터지듯 만발할 테다. 봄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드라이브 코스로 딱이다. 운이 좋으면 봄바람에 새하얀 꽃잎이 흩날리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게다.

매화나무는 만개해도 벚나무처럼 화사하지 않다. 멀리서 보는 것보다 가까이서 보는 편이 좋은데 이유는 꽃과 가지를 함께 봐야 하기 때문이다. 매화가지가 그려내는 선에 따라 확연히 다른 꽃의 인상을 접할 수 있다.

매화는 저마다 빛깔이 다르다. 흰 매화만 있는 것이 아니다. 홍매와 청매도 있다. 매화가 빚어내는 색의 조화는 예술에 가깝다. 백매와 홍매는 색깔만으로 차이가 나지만 중간 색조의 고운 분홍빛의 매화도 구분이 쉽다. 하지만 같은 백매라도 꽃받침이 붉은 것과 초록인 것 두 가지가 있는데, 꽃받침의 색 때문에 꽃의 빛깔이 미묘하게 달라진다. 붉은 꽃받침의 꽃은 붉은 기운이 감돌고, 초록 꽃받침은 푸른 기운이 감돈다. 화르르 피어난 매화를 먼발치에서 본다 해도 꽃받침이 어떤 색인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

매화의 향기를 일러 ‘암향’(暗香)이라고 부른다. 암향은 부드럽고 은은하지만 흐릿하지 않고 명료하다. 관심을 두지 않으면 매화꽃 터널 속에서도 향을 맡을 수 없지만 조금만 집중하면 코끝을 스치는 달콤한 향만으로 매화를 찾아낼 수 있다.

매화는 4월이면 사라진다. 그러나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6월이면 청매실이 주렁주렁 열린다. 눈으로 즐겁던 시기가 지나면 맛이 즐거운 시기가 온다. 봄이 성큼 다가왔다 .

엠블호텔여수의 야경.


◇여행메모

△가는 길=호남고속도로 서순천IC~17번 국도~여수시내. 이정표 따라 오동도를 찾으면 된다. 여수에서 광양까지는 77번 국도~이순신대교~마동IC~광양시청. 이후 매화마을이나 청매실농장 등을 찾으면 된다.

△잠잘 곳=여수엑스포를 앞두고 MVP를 위한 호텔로 개장했던 엠블호텔여수(061-660-5800)가 오동도 바로 앞에 있다. 객실에서 보는 바다 전
망이 좋다. 특히 호텔 4개 층은 한국, 일본, 아랍, 스페인을 테마로 꾸몄다. 이 객실을 이용하는 ‘4국 4색’ 패키지의 반응이 좋다. 조식과 스페인 와인, 일본 사케, 한국 전통주, 세레자데 와인 등 테마주류가 포함됐다. 가격은 26만원부터(2인 기준, 세금 및 봉사료 포함)다. 엠블호텔여수는 개장 3주년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엠블호텔여수 공식 페이스북에 3주년 축하 댓글을 달고 공유하면 추첨을 통해 객실이용권 또는 디너 뷔페 이용권을 준다. 또 숫자 3이 들어가는 이달 13일과 23일 그리고 개관일인 16일에는 호텔 1층 뷔페 아드리아에서 디너뷔페를 3인 이상 유료 이용하면 추가 1명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3+1 이벤트’도 진행한다. 이벤트 기간 내에 식음료 영업장 이용 영수증 30만원 이상을 모아오는 고객에 한해 엠블로고 와인도 준다. (061)660-5800

△먹을 곳=광양읍에 있는 광양불고기집인 금목서(061-761-3300)는 쇠고기를 구리 석쇠에 올려 참숯불에 구운 불고기가 대표상품. 고기 육질이 좋고 밑반찬이 푸짐하고 정갈하다. 다양한 효소를 이용한 맛깔난 찬거리를 한 상 가득 차려낸다. 묵은지를 넣어 끓이는 김칫국 역시 이 집의 별미다. 여수의 은혜반점(061-662-7189)은 여수 내에서 이름난 중국요리전문점이다. 배춧잎이 많이 들어간 시원한 짬봉과 양파를 아삭하게 적당히 익혀 달콤함이 살아 있는 자장면이 대표메뉴. 특히 짬봉은 전국 5대 짬봉에 견줘도 떨어지지 않는다.

△백운산고로쇠약수= 광양백운산 고로쇠 영농조합법인(061-761-9941)은 전국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백운산 고로쇠 약수를 이달 말까지 채취·판매한다. 백운산 고로쇠 수액은 전국 최초로 지리적 표시를 등록해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뼈에 이롭다는 의미에서 골리수(骨利水)로 불리는 고로쇠 수액은 칼슘, 칼륨, 마그네슘, 망간 등 인체에 유익한 무기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골다공증은 물론, 위장병, 신경통, 변비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광양시는 전국 제1의 고로쇠 수액 명성 유지를 위해 정제과정을 거친 수액만을 시중에 유통·판매토록 하고 있다.

전남 여수의 은혜반점(061-662-7189)은 여수 내에서 이름난 중국요리전문점이다. 배춧잎이 많이 들어간 시원한 짬봉과 양파를 아삭하게 적당히 익혀 달콤함이 살아 있는 자장면이 대표메뉴. 특히 짬봉은 전국 5대 짬봉에 견줘도 떨어지지 않는다(위 사진). 전남 광양시 광양읍에 있는 광양불고기집인 ‘금목서’ 식당의 광양불고기. 쇠고기를 구리 석쇠에 올려 참숯불에 구운 불고기를 대표 상품으로 자랑한다. 식당 주인장은 “숯불에 올린 고기를 여자 다루듯 살살 굴려가며 굽는 것이 맛있게 익히는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전남 광양의 백운산고로쇠약수. 전국 최초로 지리적 표시를 등록해 안전성을 인정받은 백운산고로쇠약수는 뼈에 이롭다는 의미에서 골리수(骨利水)로 불린다. 칼슘, 칼륨, 마그네슘, 망간 등 인체에 유익한 무기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골다공증은 물론, 위장병, 신경통, 변비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여수 오동도에 핀 동백꽃. 짙푸른 잎과 붉은 꽃잎, 샛노란 수술이 선명한 색상대비를 이뤄 강렬한 인상을 풍긴다.
전남 여수 오동도 등대 아래 노천카페에서는 목덜미째 떨어진 동백꽃을 모아 인테리어로 활용하고 있다.
전남 여수 오동도 바윗가에 올려진 동백꽃의 모습.
전남 광양의 볕 좋은 도로변에 핀 매화. 매화는 봄을 알리는 꽃으로 3월에 만개해 4월이면 그 모습을 감춘다.
전남 광양의 볕 좋은 도로변에 핀 매화. 매화는 봄을 알리는 꽃으로 3월에 만개해 4월이면 그 모습을 감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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