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의 사드 결단...기업에 치명상 불보듯 뻔하지만 국익차원서 수용

롯데, 국방부에 사드부지 제공키로 결론
“큰 피해 예상…정부 차원서 배려 필요”
3조2천억 中시장, 3월 15일 소비자의 날 분수령
  • 등록 2017-02-28 오전 5:35:00

    수정 2017-03-06 오후 1:57:57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경제적 관점에서만 따지면 롯데의 사드부지 제공은 그룹 입장에서 치명적이다. 20개가 넘는 계열사가 중국에 진출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를 건드리는 것은 득보다는 실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신동빈 회장의 결단은 평가받아야 한다. 중국이 지켜보고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누가 그런 결정을 할 수 있겠는가?”

사실 롯데 입장에서 사드부지 제공 결정은 쉽지 않았다. 국방부가 최종적으로 성주골프장을 지목했을 당시부터 무척 조심스럽게 접근했고, 이런 분위기는 사드부지 최종 결정을 앞둔 2월 27일까지 이어졌다. 최종 발표도 국방부에 맡기고, 롯데는 그 어떤 자료도 내지 않았다. 물론 롯데그룹 일각에서는 중국사업에 미칠 큰 파급을 우려해 반대의견도 적지 않았다. 특히 중국법인으로부터는 ‘사드부지 제공은 절대 안된다’라는 다급한 목소리도 날라들었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은 고민 끝에수용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국가의 안보차원에서 결정된 일인 만큼 국익을 위해 성주골프장을 내놓기로 한 것이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기업인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인 만큼 어떤 일이든 수익 관점에서 접급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정부차원에서 추진하는 일이기에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계는 안도보다는 오히려 걱정하는 분위기다. 향후 닥칠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롯데의 대중국 비즈니스가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한반도 사드배치 결정 이후 중국이 보복 차원의 ‘한국 때리기’에 나선 가운데 롯데가 국방부에 사드배치 부지를 내주기로 하면서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가시화하고 있어서다.

국익 위한 신동빈 회장 결단...“정부 차원 배려 절실”

재계 관계자는 27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롯데 입장에선 국가 안보 차원에서 협조한 것일 뿐인데 이로인한 큰 피해가 충분히 예상된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어떤 기업이 정부에 협조를 하겠느냐. 정부 차원의 배려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롯데가 국익을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린 만큼 대중 외교에 신경 써야 한다는 얘기다.

中 소비자의 날 분수령…제재 지속하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당장 롯데는 다음 달 15일 중국의 ‘소비자의 날’을 전후해 후폭풍의 일단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언론과 현지 소비자단체가 전면에 나서 악의적인 보도나 불매운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다국적 기업들 사이에서 이른바 ‘저승사자’로 불리는 관영 CCTV(중앙방송)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환후이(晩會)에서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의 불량, 속임수 등의 사실을 집중 조명하면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로 2011년 금호타이어 품질불량, 2015년 폴크스바겐, 닛산, 벤츠, 랜드로버 등의 수입차 차량 결함 등이 보도되면서 기업 이미지에 직격탄을 맞았다.

사드배치 지역(상주)을 발표한 직후 중국은 △왕이(王毅) 외교부장 공식항의 △중국 광전총국 ‘한한령’규제 △상업용 복수비자 발급제한 △방한 중국관광객 감축규제 △민영항공국 전세기 운항 불허 등 제재 일변도의 정책를 펴온 상황에서 한국제품 불매운동 등의 고강도의 제재가 지속적으로 뒤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분위기다.

3조2000억 중국 시장 ‘흔들’

이렇게 되면 롯데로선 충격파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사업부문(백화점·대형마트) 영업손실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 사드 이슈로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롯데쇼핑 중국법인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매출은 7,9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나 줄었다. 순이익은 마이너스 1,444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수치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100억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매출은 줄고 수익도 더 악화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시장 내 적자폭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에 진출한 계열사는 유통·식품·관광·서비스·제조 등 24개에 이르고 한 해 약 3조2000억원 규모다. 현지에 근무하는 임·직원 수만 2만 여명이다.

중국서 추진 중인 복합몰 건설 프로젝트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당국이 고의로 규제에 나서면서 인허가 과정에서 난항을 겪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롯데자산개발 등 계열사 7곳이 참여하는 대규모의 중국 프로젝트인 롯데월드 선양(瀋陽)·쇼핑몰·호텔·아파트 등을 모은 롯데타운 건설 사업을 진행 중이며 중국 서부경제의 핵심지역인 청두(成都)에도 복합단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올 겨울 들어 롯데월드 선양 공사가 중단된 것을 두고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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