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에 들어서는 청년임대주택을 둘러싸고 지역 주민의 반발이 거세자 청년들이 건넨 질문이다.
집 자체가 혐오시설일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임대주택은 언젠가부터 기피시설이 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은 임대아파트 ‘휴먼시아’에서 산다는 이유만으로 ‘휴거’(휴먼시아 거지)라는 표현이 등장했고 공공임대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따돌림을 당하는 현상이 생겨났다.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이 임대아파트 학생과 함께 자녀가 공부하는 게 싫다며 임대아파트 학생을 입학시키지 말라는 탄원서를 내기도 했다.
이같은 폐해를 없애기 위해 2005년부터 아파트를 지을 때 임대와 일반분양을 조화롭게 배치하는 ‘소셜믹스’ 제도를 도입했지만 위화감과 갈등은 여전하다. 임대주택을 특정층이나 단지에 몰아 어떤 주택이 임대주택인지 알 수 있도록 한다거나 임대주택 거주자들은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등과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삭막한 분위기보다 정이 넘치고 따뜻한 곳이어야 누구든 와서 살고 싶고 집값도 오르기 마련이다. 영등포 청년임대주택만 해도 청년들이 입주하면 동네가 젊어지고 유동인구가 늘면서 동네 상권이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영등포 인근 아파트 주민은 “영등포 이미지에 먹칠하는 5평짜리 임대아파트”라거나 “아파트값 폭락이 우려된다”, “심각한 교통혼잡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불량 우범지역화될 것이다”라는 이유를 들며 반대했다. 하지만 정작 해당 아파트 이미지에 먹칠하고 집값 하락을 유발하는 것은 이같은 주민들의 이기주의다.
“집은 꿈을 키우는 곳이지 돈을 키우는 곳이 아닙니다.” 한 청년의 따끔한 지적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그래도 “5층짜리 빈민아파트 건립에 반대한다”는 벽보에 “억지다, 공존하며 사는 것이 마땅하지 부끄러운 줄 알라”고 누군가가 손글씨로 적어놓은 것을 보면 아직은 함께 살아가는 마을 공동체를 원하는 이들도 많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