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206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기업들은 내년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올해 대비 내년 투자 계획에 대해 기업들은 ‘축소’(39.4%), ‘금년 수준’(38.6%), ‘확대’(22.0%) 순으로 답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기업에서는 ‘소폭 축소’(41.2%)라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난 반면, 300인 미만 기업에서는 ‘금년 수준’(39.8%)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기업들이 투자에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은 내년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응답 기업의 64.6%는 현 경기 상황을 ‘장기형 불황’이라고 평가했다. 내년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성장률도 기업들의 전망치는 평균 1.9%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내년 주된 경영계획 기조로 응답 기업의 47.4%가 ‘긴축 경영’을 꼽았고, 34.1%는 ‘현상 유지’, 18.5%가 ‘확대 경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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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90.0으로 전월(92.7)보다 낮아졌다. 앞으로 경기를 부정적으로 내다보는 기업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한경연의 BSI 전망치는 지난해 6월(95.2)부터 19개월 연속으로 기준선(100) 아래에 머물고 있다. 12월 전망치에선 내수(95.4), 수출(94.6), 투자(93.4), 자금(95.4), 고용(97.6), 채산성(92.2) 등이 모두 기준선 이하였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기업들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과감한 규제개혁과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총 조사에서 내년 경영 환경의 주된 애로 요인으로 노동정책 부담(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을 꼽은 응답자가 33.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내수 부진(29.1%), 대외여건 불확실성(16.8%), 기업규제 강화(10.3%)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