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매월 20일 체크카드로 용돈을 받는 직장인 김씨. 김씨는 자신의 체크카드에 아내 몰래 비상용 계좌를 연결해 놓았다. 용돈용 체크카드 계좌가 바닥나면 쓰기 위한 목적이다. 여러 은행 계좌를 한 체크카드로 관리하니 김씨 입장에서는 편하다. 식당에서 결제할 때 잔고가 바닥나 ‘결제 불능’에 빠지는 상황도 방지할 수 있다.
새해부터 이런 체크카드 서비스가 현실화된다. 하나의 금융회사 앱에서 다른 금융회사 서비스까지 이용할 수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가 상용화된 덕분이다. ATM기 입출금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본인이 원하는 계좌를 선택해 결제할 수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KEB하나은행·SK텔레콤 합자 핀테크 자회사 ‘핀크’가 1분기에 오픈뱅킹으로 연결된 체크카드를 선보인다. 핀크는 지난 달 12일 신한카드와 업무제휴(MOU)를 맺고 관련 본격적인 체크카드를 개발에 들어간 바 있다.
그러나 1분기에 나올 핀크의 체크카드는 복수의 다른 은행의 계좌가 연결된다. 핀크 앱을 통해 결제 전 체크카드에 연결된 계좌 잔액을 확인하고 사용할 수 있다. 잔고가 부족한 계좌 대신 다른 계좌를 통해 결제를 하는 식이다.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처럼 자동 충전 기능도 쓸 수 있다. 사용자가 핀크 앱에 일정액의 잔고를 설정해 놓으면, 잔고가 빌 때 자동으로 충전이 되는 식이다. 예컨대 5만원을 기본으로 설정해 놓으면 신한은행 계좌에서 5만원이 우선 핀크 앱 내 계좌로 충전된다. 만약 신한은행 계좌가 비면 2순위인 우리은행 계좌에서 출금된다. 핀크 측은 총 5개까지 은행 계좌를 연결할 계획이다. 핀크 관계자는 “이들 계좌 간 우선 순위도 사용자가 조정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일반 체크카드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결제도 가능하다.
수익 모델은 결제 시 붙는 수수료다. 얼마 정도의 수수료를 책정할 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핀크 관계자는 “신한카드와 협의를 거쳐 최종 수수료를 결정할 예정”이라면서 “다만 신한카드의 기존 수수료 정책에 준한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한카드 측은 핀크와의 협력에 기대감을 표한다. 핀크를 사용하는 20~30대를 잠재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모집인 없이도 젊은 층을 대상으로 카드 가입 마케팅이 가능해 비용적으로 이점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