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연 오른 '펀홈', 뮤지컬 다양성에 도움 됐으면"

성소수자 가족 다룬 美 화제작
레즈비언 작가 회고록 무대로 올려
박용호 PD "한국도 공감할 가족 이야기"
방진의·최유하 "반가운 여성 캐릭터"
  • 등록 2020-07-23 오전 5:30:00

    수정 2020-07-23 오전 5:3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 ‘펀홈’은 레즈비언 작가의 그래픽 노블이 원작이다. 하지만 젠더 이슈를 떠나 평범한 가족 관계에서도 여러 가지 비이성적인 일들이 일어난다는 점을 생각하면 한국에도 시사하는 부분이 크다고 생각했다.”

뮤지컬 ‘펀홈’의 박용호 프로듀서는 22일 서울 중구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에서 열린 하이라이트 시연회에서 성소수자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브로드웨이 최신작을 국내에 처음 선보이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날 시연 이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박 프로듀서는 “‘펀홈’은 여성 창작진이 만들고 레즈비언을 주인공으로 하는 뮤지컬이지만 이 작품을 국내에 올리게 된 가장 큰 동기는 ‘가족 이야기’라는 것이었다”라며 “우리 작품이 한국 뮤지컬이 보다 다양성을 갖추고 발전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뮤지컬 ‘펀홈’의 한 장면(사진=달컴퍼니).


지난 16일 이곳에서 개막한 ‘펀홈’은 레즈비언 작가 앨리슨 벡델이 자신의 회고록으로 발표한 동명 그래픽 노블을 무대로 옮긴 뮤지컬이다. 작곡가 지닌 테소리, 작가 리사 크론이 2014년 미국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다. 이듬해 브로드웨이에 입성했으며 그 해 토니상에서 작품상·극본상·음악상·남우주연상·연출상 등 5관왕을 휩쓸었다.

작품은 43세 앨리스 벡델이 동성애자임을 숨기고 결혼한 ‘클로짓 게이’였던 아빠 브루스 벡델을 회상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아빠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던 9세 앨리슨 벡델, 자신의 성정체성에 눈을 뜨게 된 19세 앨리슨 벡델의 시선이 교차하는 독특한 구성을 지니고 있다.

박 프로듀서는 “뮤지컬 ‘펀홈’이 한국 뮤지컬이 보다 다양성을 갖출 수 있도록 발전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의지대로 구성원을 만날 수 없는 가족은 어떻게 보면 비이성적이면서 비합리적인 집단일 수 있다”며 “‘펀홈’은 미국 가족의 이야기지만 한국 또한 이들처럼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는 건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뮤지컬 ‘펀홈’의 한 장면(사진=달컴퍼니).


국내 초연 연출은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차미’ 등으로 섬세한 무대를 선보여온 연출가 박소영이 맡았다. 박 연출은 “미국에서 오리지널 공연을 봤을 때부터 매우 좋아했던 작품”이라며 “개인의 기억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극이라 관객에게 불친절한 부분도 있지만 최대한 앨리슨 벡델의 시선에 포인트를 두고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는 6명의 여성 배우가 각기 다른 나이의 앨리슨 벡델을 연기한다. 방진의·최유하가 43세, 유주혜·이지수가 19세, 설가은·유시현이 9세의 앨리슨 벡델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방진의는 “브로드웨이에서도 ‘펀홈’처럼 아빠와 딸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은 별로 없다고 해 놀랐다”며 “우리 작품을 계기로 한국 뮤지컬도 내용이나 캐릭터들이 보다 다양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유하는 “우리 뮤지컬도 여성 캐릭터가 점점 다양하게 변하고 있는 가운데 ‘펀홈’ 같은 작품을 만나 더욱 행복하고 기쁘다”고 덧붙였다.

아빠 브루스 벡델 역은 최재웅·성두섭, 엄마 헬렌 벡델 역은 류수화·이아름솔이 맡는다. 이들 외에도 이경미·황두현·이주순·이준용·한우종·이윤서·이운재가 출연한다. 공연은 10월 11일까지.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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