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펀홈’의 박용호 프로듀서는 22일 서울 중구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에서 열린 하이라이트 시연회에서 성소수자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브로드웨이 최신작을 국내에 처음 선보이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날 시연 이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박 프로듀서는 “‘펀홈’은 여성 창작진이 만들고 레즈비언을 주인공으로 하는 뮤지컬이지만 이 작품을 국내에 올리게 된 가장 큰 동기는 ‘가족 이야기’라는 것이었다”라며 “우리 작품이 한국 뮤지컬이 보다 다양성을 갖추고 발전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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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이곳에서 개막한 ‘펀홈’은 레즈비언 작가 앨리슨 벡델이 자신의 회고록으로 발표한 동명 그래픽 노블을 무대로 옮긴 뮤지컬이다. 작곡가 지닌 테소리, 작가 리사 크론이 2014년 미국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다. 이듬해 브로드웨이에 입성했으며 그 해 토니상에서 작품상·극본상·음악상·남우주연상·연출상 등 5관왕을 휩쓸었다.
박 프로듀서는 “뮤지컬 ‘펀홈’이 한국 뮤지컬이 보다 다양성을 갖출 수 있도록 발전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의지대로 구성원을 만날 수 없는 가족은 어떻게 보면 비이성적이면서 비합리적인 집단일 수 있다”며 “‘펀홈’은 미국 가족의 이야기지만 한국 또한 이들처럼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는 건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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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초연 연출은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차미’ 등으로 섬세한 무대를 선보여온 연출가 박소영이 맡았다. 박 연출은 “미국에서 오리지널 공연을 봤을 때부터 매우 좋아했던 작품”이라며 “개인의 기억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극이라 관객에게 불친절한 부분도 있지만 최대한 앨리슨 벡델의 시선에 포인트를 두고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는 6명의 여성 배우가 각기 다른 나이의 앨리슨 벡델을 연기한다. 방진의·최유하가 43세, 유주혜·이지수가 19세, 설가은·유시현이 9세의 앨리슨 벡델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아빠 브루스 벡델 역은 최재웅·성두섭, 엄마 헬렌 벡델 역은 류수화·이아름솔이 맡는다. 이들 외에도 이경미·황두현·이주순·이준용·한우종·이윤서·이운재가 출연한다. 공연은 10월 11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