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愛홀리다④ '한복열풍'에 체험점은 발디딜 틈 없어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복 입고 고궁에서 사진찍기’ 열풍이 불면서 서울 종로구 경복궁·창덕궁 인근의 한복체험점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사진은 한복체험점 삼삼오오가 진행한 공모전 수상작(사진=삼삼오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의 한복체험점인 삼삼오오. 매주 토요일이나 일요일 이른 아침이면 진풍경이 벌어진다. 예쁘고 좋은 한복을 미리 차지하기 위해 수십명의 손님이 긴 줄을 늘어서는 것. 최근 젊은층에서 ‘한복 입고 고궁서 사진찍기’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한복체험점은 문전성시다. 만족도 역시 최고 수준이다. 한복은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고 고리타분하다는 선입견은 금방 사라진다. 오후 5시 한복을 반납할 때쯤이면 다들 함박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정병훈(45)삼삼오오 대표는 “명동을 지나가다가 중국인관광객이 너무 쇼핑만 하고 가는 게 속상했다”며 “이전에 웨딩한복 사업을 했는데 고궁에서 한복체험을 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로 사업을 시작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고 말했다.

한복체험은 2~3년 전부터 해외로 배낭여행을 떠났던 젊은이들이 파리 에펠탑 등 유명 관광지에서 한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블로그 등에 올리던 유행이 역수입된 것. 젊은층의 한복착용이 늘면서 최근 경복궁이나 창덕궁, 북촌을 중심으로 체험점도 덩달아 늘고 있다.

삼삼오오가 문을 연 건 지난 5월. 유커(중국인관광객)를 비롯한 외국인관광객을 주 고객으로 삼았다. 직원의 일부는 영어·중국어·일본어 능통자로 뽑았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 손님 대부분이 내국인이다. 한 달 평균 2000명 중 외국인은 10%에 불과하다. 10∼20대 여성 또는 젊은 연인이 많이 찾는다. 체험학습 프로그램으로 부상하면서 여중·고생 단체 체험자는 물론 추억만들기에 나선 가족단위 손님도 늘고 있다. 지난 추석연휴에는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 매일 100여명 이상이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친구들과 오늘처럼 많이 웃은 날은 정말 처음이다. 한복 입는 게 창피해서 망설였는데 막상 하루종일 돌아다녀보니 ‘꿀잼’이었다. 외국인과 마주치면서 세상 모든 언어로 예쁘다는 소리를 들었다. 연예인이 된 것 같은 기분도 느껴보고 한복 덕에 보람찬 하루를 보냈다”(삼삼오오 내 손글씨 후기 중).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 한복체험점 삼삼오오의 내부(사진=삼삼오오).

삼삼오오는 남성용 100벌, 여성용 400벌, 유아용 100벌 등 총 600여벌의 한복을 보유하고 있다. 대여가격은 남성 4만원, 여성 3만∼5만원이다. 유아용은 1만 5000원이다. 대여기간이 하루종일이란 점을 감안하면 크게 비싸지 않다. 게다가 한복을 입은 덕에 고궁 입장은 무료다. 단순히 고궁서 사진찍기만 하는 게 목적이 아니다. 인근 삼청동, 북촌, 인사동 등을 돌아다니며 점심도 먹고 차도 마시며 하루종일 한복을 즐긴다. 간혹 ‘어디서 한복을 빌릴 수 있는지 알려달라’는 외국인의 요청에 삼삼오오를 알려주면서 한복전도사 역할도 한다. 입소문이 나면서 제주도나 부산·광주 등지에서 비행기나 기차로 올라와 당일치기 체험을 하는 지방고객도 늘었다.

정 대표는 “요즘 젊은 친구들은 SNS에서 자신을 특별하게 표현하고 싶은 욕망이 있는데 한복만큼 특별한 게 없다”며 “체험후기를 보면 중국인관광객의 ‘같이 사진찍자’는 요청이 쇄도한다고 한다. 기성세대는 그런 시선이 불편한데 젊은 세대는 그조차 자기를 표현하며 즐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복 입고 고궁에서 사진찍기’ 열풍이 불면서 서울 종로구 경복궁·창덕궁 인근의 한복체험점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사진은 한복체험점 삼삼오오가 진행한 공모전 수상작(사진=삼삼오오).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복 입고 고궁에서 사진찍기’ 열풍이 불면서 서울 경복궁·창덕궁 인근의 한복체험점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사진은 한복체험점 삼삼오오가 진행한 공모전 수상작(사진=삼삼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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