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詩 한 수 읊조리니 노래가 절로 나오는구나

국악 작곡가 유은선
이해인·도종환 詩서 영감
내달 7일 발표회 열어
  • 등록 2017-09-26 오전 5:30:00

    수정 2017-09-26 오전 5:30:00

오는 10월 7일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 내 서울남산국악당에서 10번째 작곡발표회 ‘시(詩)를 노래하다’를 공연하는 국악작곡가 유은선.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수녀 이해인의 시 ‘바다로 달려가는 바람처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이 국악 창작곡으로 무대에 오른다. 국악작곡가 유은선(55)은 오는 10월 7일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 내 서울남산국악당에서 10번째 작곡발표회 ‘시(詩)를 발표하다’를 열고 이들 시에서 영감을 받은 창작곡을 발표한다.

이번 공연의 콘셉트는 ‘시’다. 지난 여름 제주도에 머물면서 시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네 곡을 초연한다. 유 작곡가는 “좋은 시는 있는 그대로 노래와 음악이 된다”면서 “나는 시 속에 이미 들어 있는 선율을 그대로 끄집어내는 일만 하면 됐다”고 말했다.

△“좋은 시는 그 자체로 음악”

이해인 수녀와 도종환 장관의 시는 위로와 위안을 공통된 주제로 삼고 있다. ‘바다로 달려가는 바람처럼’은 “사소한 일들은 훌훌 털어버리고 / 바다로 달려가는 바람처럼 / 더 맑게, 크게 / 웃으라고 하네”라고 노래한다. ‘흔들리며 피는 꽃’은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라며 힘든 순간을 위로한다.

‘제10회 유은선 작곡발표회-시를 노래하다’ 포스터.
유 작곡가가 이번 공연에서 선보이는 신곡은 이들 시의 시상(詩想)을 바탕으로 만든 연주곡이다. 그는 “이해인 수녀의 시는 단순한 서정을 넘어 영적인 감정이 담겨 있어 즐겨 읽었다. 도종환 장관의 시는 ‘접시꽃 당신’ 때부터 팬이었다”면서 이들 작품을 음악으로 만들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마음이 힘들 때 흔들리는 것이 당연하다’는 내용에서 위로를 받았던 시들”이라면서 “위로, 위안 등 최근 마음에 와 닿은 감정들을 음악으로 담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곡 두 곡은 시인 강제윤의 시에서 가사를 따온 ‘속절없이 그리운 날엔 섬으로 갔다’와 사설시조를 풀어서 노래하는 ‘고대(苦待)’다. 바리톤 우주호, 여류가객 강권순이 각각 노래한다. 유 작곡가는 “최근 국악계에서는 다양한 장르와의 콜라보레이션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국악이 가장 일반적인 방식으로 대중과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시’라고 생각한다”면서 “고전 시부터 현대 시까지 다양한 시를 노래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선 신곡 네 곡과 함게 기존에 발표한 대표곡 여덟 곡도 함께 선보인다.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주제로 만든 ‘끔을 꾼 후에’, 아버지를 생각하며 가사를 쓴 ‘아버지의 노래’, 민속 장단과 정가가 만난 ‘소리의 숨, 아리랑’ 등이다.

△명창 안숙선, 테너 김홍기도 공연

국악 및 음악계 명사들도 공연에 함께 한다. 명창 안숙선을 비롯해 강호중 추계예대 국악과 교수, 서울시국악관현악단 거문고 수석연주자 김선효, 기타리스트 김광석, 테너 김홍기, 바리톤 이진원 등 20여명이 무대를 같이 꾸민다. 공연 실황은 SBS ‘문화가중계’에서 녹화해 10월 중 방송 예정이다.

공연은 추석 연휴 기간에 열린다. 사전 예약 없이 전석 초대로 진행한다. 당일 서울남산국악당을 찾으면 누구나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유 작곡가는 “국악작곡가는 곡은 자유롭게 쓸 수 있지만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어려운 창작환경에서 선보이게 된 이번 공연을 추석 연휴를 맞아 남산골한옥마을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부담 없이 즐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작곡가는 1990년 창단한 여성국악실내악단 다스름의 대표를 맡고 있는 여성 국악작곡가다. 국립국악원 연구실장과 국악방송 본부장 등을 지냈으며 방송 MC 겸 작가, 연출가로도 활동했다. 작곡발표회와 창작국악 음반도 꾸준히 발표하며 왕성한 창작 활동을 이어왔다. 오는 10월에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김홍도의 8폭 병풍을 소재로 영상과 음악, 전시가 결합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제야 웃는 민희진
  • 나락간 '트바로티' 김호중
  • 웃으며 시작
  • 디올 그 자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