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 국내 법인세 年17조 전망..서울시 세수 규모

올 1분기 4조2650억원..전분기比 30% 급증
국내 생산 중심인 '반도체 호황' 효과 커
법인세 최고세율 '22%→25%'인상도 영향
"세율 인상이 국내 생산 축소로 이어질수도"
  • 등록 2018-05-18 오전 6:23:00

    수정 2018-05-18 오전 7:35:52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17년 4분기와 2018년 1분기, 2017년·2018년 연간 법인세 비용 추이. 2018년 연간은 추정치. [자료=각 사 사업보고서·단위=억원]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의 올해 1분기 국내 법인세 비용이 사상 처음으로 각각 3조원과 1조원을 나란히 돌파하며 약 4조 3000억원에 달했다. 이들 양대 반도체업체가 2018년 한해 낼 국내 법인세는 인구 1000만명의 서울시 지방세 규모와 맞먹는 약 17조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에 생산 기반을 둔 메모리 등 반도체의 수출 호황과 함께 올해부터 초(超) 대기업의 법인세 최고세율이 22%에서 25%로 인상한 영향 등으로 풀이된다. 재계에선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의 국내 투자 및 생산 확대를 유도하는 편이 세율 인상보다 세수 확보에 더 도움이 된다고 지적한다.

국내 생산 중심인 ‘반도체’…법인세 효자 노릇 톡톡

18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18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두 회사의 1분기 법인세 비용은 각각 4조 4874억원, 1조 16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국내 법인세는 각각 3조 1165억원, 1조 1485억원 등으로 총 4조 2650억원에 달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간 실적 컨세서스(전망치)에 근거해 추산한 두 회사의 올 한해 법인세 총액은 전년(10조 6939억원) 대비 60% 가량 늘어 최소 17조원으로 예측된다. 이는 서울시가 올 한해 1000만명의 시민들에게 거둬들일 지방세수 총액인 17조 965억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전국민 5000만명이 나누면 1인당 34만원 씩 줄 수 있는 천문학적 액수다.

두 회사의 국내 법인세가 급증한 주요 원인은 메모리 등 반도체 사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생산시설이 있는 국내 실적으로 대부분 잡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세계 최대 규모의 평택 반도체 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서 국내 법인세 비중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 15조 6422억원 중 국내 영업이익은 11조 2009억원으로 71.6%를 차지한다. 이로인해 국내 법인세 비중도 69.5%로 70%에 육박했다. 최근 3년간 삼성전자의 매년 1분기 국내 법인세 비중을 살펴보면 2016년 37.3%, 2017년 57.9%, 2018년 69.5%로 두 배 가까이 급격하게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SK하이닉스의 경우 경기 이천 공장과 중국 우시 공장 등을 가동하고 있지만 법인세는 국내 비중이 98%에 달한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2016년 하반기 이후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이어지고 있는데 반도체 수출 등으로 인한 회사 실적이 대부분 국내 실적으로 잡힌다”며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크게 늘면서 법인세도 자연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법인세율 인상이 국내 생산 물량 축소로 이어질 수도

반도체 호황에 따른 실적 개선세와 함께 올해부터 과세표준 구간 3000억원 이상의 법정 법인세 최고세율이 인상(22%→25%)된 부분도 두 회사의 올 1분기 국내 법인세 비용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1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15조 6422억원, 4조 3670억원 등으로 전분기(15조 1500억원, 4조 6600억원)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국내 법인세는 각각 전분기 대비 38.2%, 24.6% 증가했다. 이월세액 공제 소진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지만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7년 4분기 전체 법인세 중 국내 비중이 50.7%였지만 비슷한 실적을 보인 2018년 1분기에는 69.5%로 20%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것은 세율 인상의 영향을 방증한다. SK하이닉스도 세율 인상에 따른 법인세 비용 증가 분이 전체 증가 액수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한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법인세 세율 인상이 자칫 비용 절감을 위한 기업들의 국내 생산 물량 조정 및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대기업들이 법인세 인상 영향으로 본사의 해외 이전 등을 추진하긴 어렵지만 국내 생산 물량을 해외로 돌려 조정하는 방식으로 세금 부담을 줄이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세수를 늘리기 위해 법인세율을 높이는 것보다는 기업들이 국내 생산을 늘리도록 유도해 세원을 더 확보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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