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새 0.75%P 내린 美연준, '관망 모드' 회귀 채비(종합)

"경기 확장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 문구 삭제
대신 "적절하게 경로 평가하겠다" 새로 삽입
파월 "현 통화정책 기조, 적절하게 유지할 것"
"금리인상? 물가상승 상당한 수준으로 이어져야"
만장일치 네 번째 불발…8명 찬성·2명 반대
  • 등록 2019-10-31 오전 5:37:39

    수정 2019-10-31 오전 6:39:43

사진=A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0일(현지시간) 시장의 예상대로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종전 1.75~2.00%에서 1.50~1.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전날(29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통화정책회의 격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서다. 10년 반만의 금리 인하를 단행했던 지난 7월 말과 9월 중순을 포함해 세 번 연속 인하다. 불과 넉 달 만에 미국의 기준금리가 0.75%포인트나 떨어진 셈이다. 연준은 아예 금리인하의 문을 닫진 않았지만, FOMC 직후 내놓은 성명서와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이번 금리인하를 끝으로 ‘중간 사이클’ 조정을 마무리하고, 향후 ‘관망’ 모드로 전환할 것임을 시사했다.

연준은 이날 성명서에 지난 9월까지 단골 메뉴로 등장했던 “경기 확장을 지속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대신 “목표 범위의 적절한 경로를 평가하겠다”는 문구를 새로 삽입했다. 이번 3차례 연속 금리인하가 향후 미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일종의 ‘관망’ 모드로의 회귀를 의미한 것으로, 향후 금리인하에 거리를 둔 대목으로 읽힌다. 중간 사이클 조정, 즉 보험성 인하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것인 만큼, 이번 금리인하로 일단락하겠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실제로 연준은 1995년과 1998년에도 보험성 인하를 통해 경기하강을 방지한 바 있는데, 당시에도 0.25%포인트씩 3차례 금리를 내린 전례가 있다. 제롬 파월(사진) 연준 의장은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경제 상황 관련 정보가 우리 전망과 일관되게 유지되는 한,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적절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미 언론들도 “올해 마지막으로 12월 FOMC 정례회의가 예정됐으나 연준이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파월 의장의 회견 이후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이 12월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80%가량으로 점친 배경이다.

다만, 아예 금리인하의 문을 닫지는 않은 것으로도 평가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파월 의장은 “우리의 경제 전망에 대한 실질적인 재평가를 야기하는 상황이 전개되면, 우리는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돌발적인 경제 악재가 출몰한다면, 언제든 금리인하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얘기다. 금리인상 가능성엔 확고히 선을 그었다. 그는 “상당한 수준의 물가상승이 이어져야만 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금리결정을 두고 위원들의 생각은 또다시 엇갈렸다. 파월 의장 취임 이후 만장일치가 불발된 건 이번이 네 번째다. 투표권을 행사한 10명의 위원 중 8명은 찬성표를, 2명은 동결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반대표를 던진 인물은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였다. 이들은 지난 7.9월에도 반대표를 던진 전력이 있다. 지난 9월 0.5%포인트의 ‘대폭’의 금리인하를 주장했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찬성표를 행사했다.

연준은 이날 성명서에서 경조한 일자리 증가세와 낮은 실업률을 꼽으며 “노동시장은 강하고 경제활동은 적정한 비율로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가계지출은 강한 속도로 증가했지만, 기업 투자와 수출이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연준은 지난 12개월간 전반적 인플레이션과 식품,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목표치인 연 2%를 밑돌고 있다며 “미미한 인플레이션 압력뿐만 아니라 경제전망에 대한 글로벌 전개 상황에 대한 ‘함의’에 비춰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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